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D리포트] 월수입 16만 원…벼랑 끝에 선 '폐지 줍는 노인들'

1주일 넘게 이어지던 비가 그치자, 정쌍섭 씨는 폐지를 줍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거리로 나섰습니다.

골목길과 거리를 누비며 쓸 만한 폐지는 모두 주워담습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맑은 날이 반갑기만 정 씨, 비에 젖은 종이는 무겁고 제값을 받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정쌍섭/광주 금호동 : 비나 눈이 오면 이제 못할 때도 있지. 갖고 와서 (가격을) 까고 저기서 까고 그러면 나는 죽어라 하고 갖고 와봐야 힘만 들지.]

고물상에 들러 한 짐 풀어놓고 또다시 거리로 나선 지 1시간쯤, 수레가 제법 찼지만, 표정은 밝지 않습니다.

상무지구를 한 바퀴 돌고 수거한 폐지입니다.

이 정도 양이면 리어카까지 무게만 80kg이 넘지만 팔아도 2천 원도 받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쯤 폐지 가격은 1kg에 100원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1년 만에 6~70원까지 떨어지면서 수입이 크게 줄었습니다.

또, 온종일 길거리와 골목을 누벼도 수거하는 폐지량은 이전만 못 합니다.

경기 침체로 명절 선물이 줄고, 택배량이 감소하면서 폐지 수거량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정쌍섭/광주 금호동 : 없으면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없으면 어쩔 수 없어. 한 번에 5~6천 원, 그리고 2천 원도 받고 3천 원도 받고.]

[박민철 / 고물상 사장 : 싣고 오면 항상 2만 원, 3만 원씩 한 번에 받아가셨는데 단가가 계속 떨어지다 보니까… 신나는 표정도 없으시고, 얼굴 표정에서 많이 드러나죠.]

정부의 실태조사 결과 전국 폐지 수집 노인은 1주일 평균 6일을 일하면서도 월수입이 15만 9천 원에 그쳤습니다.

폐지 줍는 어르신들의 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지자체들이 일자리 연계는 물론 현금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윤정민/광주 서구의원 : 조례로 만들어서 현금 지원하게끔 거기까지 얘기 된 상태이니, 예를 들어서 어르신들이 5천 원어치를 주웠다고 하면 5천 원 정도를 보장해주는.]

폐지를 주워 생활비를 대며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노인들에게 뒤늦게나마 사회 안전망이 다가가고 있는 셈입니다.

(취재 : KBC 임경섭 / 영상취재 : KBC 염필호 / 영상편집 : 김윤성 /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