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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가 원탑 찍고 있다는 '이 서비스'…더 놀라운 점은

부산대학교에는 전국 1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취준생들이 자소서 쓸 때, 대학생들이 과제 할 때 많이 쓴다는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인데요.

무려 1990년대에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는데, 얼마나 뛰어난지 알아봤습니다.

이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는 1990년대부터 개발되었는데요.

한글 문서를 입력해서 검사하기를 누르면 맞춤법에 맞는 대치어와 왜 틀렸는지 상세한 도움말을 제공합니다.

꽤 긴 분량의 글도 한번에 빠르게 검사할 수 있어 정말 유용하고 편리한데요.

그런데 이 모든 게 다 무료입니다.

[권혁철/부산대 맞춤법 검사기 개발자 :  (맞춤법 검사기는) 90년대부터 개발했고요. 특별한 계기보다는 지금 자동번역하는 거 있잖아요. '영어-한국어' (이런 번역 기술을) 한국에서 처음 상용화시킨 게 제가 박사 과정 때 였거든요. (그러다가) 우연히 제가 굉장히 재밌는 알고리즘을 하나 개발했어요.]

컴퓨터 사양이 좋지 않던 1990년대에 적은 메모리 용량을 사용해 많은 자료를 저장할 수 있게 해서 빠른 속도로 검색도 가능하게 하고 동시 접속자도 문제없이 감당할 수 있게 하면서 대학교 홈페이지 서버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운영이 될 수 있게 한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입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건,

[권혁철/부산대 맞춤법 검사기 개발자 : 현재도 그 기술을 쓰고 있는데 현재는 한 1000만 단어 이상이 들어가 있는데도 그대로 쓸 수 있는 거 보면 꽤 잘 만든 거 같아요.]

비유하자면 오래전 출시된 낮은 사양의 컴퓨터 부품이 그래픽이 좋은 최신 3D 게임을 돌릴 수 있도록 개발이 되었다는 겁니다.

또 사람들의 문서 내용은 절대 수집하지 않습니다.

[권혁철/부산대 맞춤법 검사기 개발자 :  저희들은 유일하게 하는 게 사람들이 잘못됐다고 표시한 그 부분에 좌우 7자만 잘라서 저희들 시스템으로 (가져)오고 개인의 정보는 전혀 침범하지 않고 있고요.]

현재는 교수님이 차린 벤처 기업과 부산대 인공지능 연구실과 함께 검사기를 운영하고 있지만 새로운 맞춤법 규칙들을 컴퓨터에 입력하는 건 여전히 교수님의 몫이라고요.

[권혁철/부산대 맞춤법 검사기 개발자 : 예를 들어서 학교 밖에 없다 이렇게 쓸 때는 '없다' 부정이잖아요. 부정일 때 밖은 오직의 뜻입니다. 따라서 조사기 때문에 붙여줘야 합니다.]

이런 예시를 일반화해서 맞춤법 규칙을 만들고 컴퓨터에 코딩한다는 것인데요.

[권혁철/부산대 맞춤법 검사기 개발자 : 그게 규칙 만드는 게 굉장히 어려워서요. 사실 저희 연구팀에서도 저밖에는 못 넣습니다.]

매일같이 고민하고 노력하던 교수님은 3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럼 혹시 서비스가 종료 되거나 유료화되는 건 아닐까요?

[권혁철/부산대 맞춤법 검사기 개발자 : 개인에 대해서 무료로 하는 건 회사가 있는 한, 제가 있는 한 계속 제공할 거고요. 개인적으로는 이제 맞춤법 검사기에 집중할 수 있으니까 편한 마음도 있고요. 저로서는 좀 신념을 가지고 지금까지 해왔습니다. 그런데 챗GPT가 나올거라고는 상상을 못했어요. (하지만) 챗 GPT가 있기 때문에 또 저희들이 더 발전할 수 있을 거고요. 그러나 그게 발전할 수 있는 한계에 도달해서 챗 GPT를 못 이기면 끝나는 거겠죠.]

앞으로 맞춤법 검사기가 또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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