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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알렸지만 돌아온 건 "배신자"…내부고발자의 '멍에'

<앵커>

공익을 위해 부조리를 고발한 뒤, 오히려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 저희가 어제(29일) 전해 드렸습니다. 이들은 법적 처벌뿐 아니라 배신자라는 주변의 시선과, 또 보복도 견뎌내야 하는데요.

먼저 이대욱 기자가 그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기자>

충남의 한 대학교의 태권도 학과 교수들은 지난 2008년부터 제자들에게 수많은 자격증을 발급해 줬습니다.

자격증

[이흥한/태권도 학과 졸업생 : 다 합해서 1박 2일 식으로 (수업했어요) (아 마술이랑 레크리에이션이랑 합쳐서 1박 2일 수업하고 2개 자격증을 같이 준 거예요?) 총 3개의 자격증을 한꺼번에.]

발급비로 건당 6~8만 원을 받고 이런저런 자격증들을 남발한 건데, 하나같이 인가받지 않은 자격증들로 받아봐야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이흥한/태권도 학과 졸업생 : 이력서에 한번 써 봤습니다만 그런 자격증이 있는지 거의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이 학과 김정모 교수는 이 자격증들이 불법인 데다 발급비로 받은 돈도 불투명하게 쓰인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김정모 교수/공익신고자 : 이렇게 돈을 걷는데 자격증을 이렇게 쉽게 만들어줘도 되나? 막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요.]

그래서 용기를 내 2018년, 교육부에 신고했습니다.

그의 신고 덕에 자격증 발급은 중단됐지만 후폭풍은 거셌습니다.

일부 동료 교수들은 그를 배신자로 낙인찍었습니다.

[김정모 교수/공익신고자 : 저 사람들 얘기만 듣고서 학교는 김정모 교수가 배반을 했어. 배신을 했어. 막 이런 소문들만 무성했고요.]

일부 학생과 부모들은 학교 명예를 먹칠했다며 시위까지 벌였습니다.

[김정모 교수/공익신고자 : 학생들하고 학부모들을 총장실에 60~80명 정도 들여보내서 김정모 교수를 해임시키라고 투쟁을 했었어요. 그때 제일 힘들었고요.]

하루하루가 지옥 같은 고통이었다고 합니다.

내부고발 피해자

[김정모 교수/공익신고자 : 정신과 치료도 받았었고요. 뭐 자살 충동도 있었고, 정말 외국으로 떠날까 이런 생각도 했었고.]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한 모 씨도 내부 고발을 한 뒤 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횡령 등 내부 비위 행위를 알게 되자 곧바로 상급자에게 보고했습니다.

[시민단체 직원/공익신고자 : 적극적인 부정행위이기 때문에 당연히 보고를 해야 돼서 위에 보고를 했던 것뿐인데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그냥 뭉개시더라고요. 저만 그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 조용히 해라….]

하지만, 결국 소문이 나면서 내부 감사가 시작됐고 비위 행위도 확인됐습니다.

비위행위자는 물론, 한 씨의 보고를 묵살했던 상급자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 후, 그 상급자는 경찰서 이곳저곳에 10번 넘게 명예훼손 등의 고소장을 넣어가며 한 씨를 집요하게 괴롭혔습니다.

내부고발 서류

[시민단체 직원/공익신고자 : 수사기관을 막 바꿔서 (고소) 하잖아요…. 지옥까지 가서 괴롭히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정말 심장이 뛰고 손이 바들바들하고….]

(영상취재 : 이승환·최대웅, 영상편집 : 이소영, 디자인 : 최재영)

▶ 배신자 낙인, 집요한 보복까지…공익신고 시 고려할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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