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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돈은 중국 업체가 벌고 배송비는 한국이 낸다?

[귀에 빡!종원] '알리·테무' 급성장 뒤에 가려진 함정

스프 귀에 빡종원
 

알리·테무의 한국 시장 장악력

지난 1편에서 중국의 이커머스 테무가 미국 시장에서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다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테무가 먼저 진출한 미국의 상황을 보면 우리 온라인 시장의 판도도 어느 정도 점쳐 볼 수 있다. 이번 콘텐츠가 올라간 이후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아 테무가 저거였구나'였다. 인터넷에만 들어가면, SNS만 접속하면, 유튜브면 열면 테무 광고가 쏟아져서 스팸인가 뭔가 궁금했는데, 이번 콘텐츠를 보고 나서야 중국의 이커머스 업체였단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미국의 사례에서 얘기했듯 우리나라에서도 시장을 집어삼킬 기세로 마케팅에 아낌없이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테무뿐이 아니다. 알리의 경우는 '메이드인차이나'로 대표되는 '저품질, 짝퉁'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해 마동석 배우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효과는 매우 컸다. 메이저급 배우가 광고에 나오면서 이후 알리의 사용자가 크게 증가했다. 이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에 힘입어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2023년 12월 국내 쇼핑앱 사용자수를 보면 1위는 여전히 2천917만 명이 이용한 쿠팡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본격 진출 1년도 안돼 3위로 껑충 뛰어 오른 알리익스프레스는 2위인 11번가를 코밑까지 바짝 추격하며 거의 다 따라잡았고, 이보다도 진출한지 더 얼마 되지 않은 테무는 벌써 4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11번가를 뛰어넘어 2위 자리를 차지하는 건 이미 기정사실화 돼 있고, 역시 곧 3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테무와 합치게 되면 알리+테무가 쿠팡마처도 바짝 쫓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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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체에 수수료조차 받지 않는 알리

알리익스프레스는 이 기세를 잡아 더더욱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중국에서 오는 물건의 품질을 의심하는 소비자를 위해 아예 K베뉴라는 섹션을 앱 상에 만들어서 쿠팡과 똑같이 한국 업체들을 입점시키고 있다. 다만 기존 네이버 오픈마켓이나 쿠팡과 다른 점은 입점하는 업체들에게 한시적으로나마 수수료를 한 푼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알리에 입점하는 한국의 업체들이 쿠팡과 네이버의 눈치를 보는 모양새이다. 알리가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고 해서 눈치 없이 가격을 그만큼 낮춰서 팔면 쿠팡과 네이버에게 밉보일 것을 우려해 가격은 쿠팡·네이버에 수수료를 내며 파는 것과 똑같이 받고 있다. 알리의 K베뉴 수수료 제로 정책이 소비자에게까지 아직 와닿고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알리에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던 국내 업체들을 확 끌어당기는 역할은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이다.
 

물류센터까지 지으면...

알리나 테무에서 물건 시켜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요즘은 배송기간이 많이 짧아져서 1주일 안에 물건을 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사실 이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는 엄밀히 말하면 세관 통관 절차 때문이다. 직구 형식으로 구매를 하는 것이다 보니, 중국에서 배송을 빨리 해준다 하더라도 갑자기 물건이 몰리면 세관에서 이를 다 처리하는데 물리적으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알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예 국내에 물류창고를 지을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렇다면 잘 팔리는 물건 위주로 미리 통관절차 마치고 들여놨다가 주문 들어오면 바로 배송을 할 수 있게 된다. 알리의 여전히 큰 진입장벽인 배송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알리의 큰 그림이 모두 완성된다면 지금도 무섭게 치고 올라가는 시장 점유율이 더 빨리 올라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무관세·무인증..국내 기업 역차별 논란

알리·테무는 직구 형식이다. 우리나라는 일반 소비자가 해외 직구를 할 경우 미국은 200달러까지, 그 이외 지역은 150달러까지 관세를 면제해주고 있다. 그런데 알리나 테무에서 파는 제품 중에 미화 150달러를 넘는 제품은 사실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러다 보니 거의 대부분의 물건이 무관세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국내 업체와의 차별 얘기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물건을 떼다가 파는 도매상들은 모두 관세를 내고 물건을 들여온다. 관세뿐 아니라, 그렇게 들어온 물건은 KC인증을 받아야 하는 절차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알리 테무의 직구는 관세는 물론 이 '인증 절차'마저도 없다.

이는 비단 우리나의 문제만이 아니다. 미국은 우리보다 무관세 폭이 더 커서 800달러까지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알리 테무 사용해 본 분들은 알겠지만, 워낙 초저가 물건들을 취급하다 보니 800불짜리 물건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기가 힘들 정도이다. 그러니 미국 역시 테무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대부분 무관세로 직구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멕시코는 무관세 직구 기준이 50달러인데, 멕시코로 들어가는 알리와 테무의 물건 대부분이 49.99달러로 신고가 된다고 한다. 진짜로 가격이 그 정도밖에 나가지 않는 경우도 있겠지만, 멕시코 일각에서는 더 비싼 물건도 일부러 49.99달러로 신고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다 보니 세계 각국에서 중국에 대해서만큼은 무관세 제도를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실제로 미국 의회에는 이러한 법안이 올라가 있다.
 

배송비 없는 알리..한국 정부가 내준다?

배송비도 논란이다. 알리와 테무가 배송비를 받지 않고 있는데, 이게 전부 우리나라 정부가 대신 내주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다.

이런 얘기가 나온 것이 '만국우편연합' UPU 때문이다. 만국우편연합은 전 세계 각국이 원활하게 소통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1874년에 생긴 국제기구이다. UPU는 모든 나라가 해외에서 오는 우편물 역시도 자국 내 우편물과 같은 시스템으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는데, 문제는 돈이다.

서방 선진국이야 돈이 많고 시스템이 잘 돼 있으니 걱정이 없는데, 인프라조차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후발 국가는 해외에서 들어오는 우편물을 소화하기가 힘들다는 점에서, 선진국이 이런 개발도상국의 우편 배송 비용을 일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UPU는 세계 각국을 선진국, 준선진국, 개도국, 저소득국 이렇게 4등급으로 나눴는데, 높은 등급의 국가와 낮은 등급의 국가가 우편을 주고받을 때 높은 등급의 국가가 일정 부분 비용을 대신 부담하는 식이다.

미국과 서유럽이 1등급, 한국은 2등급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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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중국이다. 여전히 개도국인 3등급에 속해있다 보니 미국이나 우리나라보다 등급이 낮은데, 여기서 나타나는 우편물 보존 비용을 놓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크게 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UPU 우편 비용 보존 시스템에 따라 미국 뉴욕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소포를 보낼 때에는 50달러가 드는데, 반대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보내는 경우에는 4달러 밖에 들지 않았고, 이런 부분이 너무 부당하다는 주장이었다. 트럼프의 이른 주장으로 현재는 UPU가 각국이 자율 부과하도록 규정을 바꾼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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