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틀 전 미국 텍사스에서 난 대형 산불이 서울의 다섯 배에 달하는 면적을 태우고도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비는 오지 않고 건조한 상태가 유지되면서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다.
신승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시뻘건 불길이 무서운 기세로 도로를 덮칩니다.
달리던 차량이 짙은 화염을 아슬아슬하게 뚫고 간신히 빠져나옵니다.
현지 시간 지난 월요일 오후 시작된 텍사스 북부 화재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땅 곳곳은 용암이 흐르는 것처럼 뻘겋게 물들었고, 위성사진에서도 불길과 연기, 그리고 잿더미가 된 마을이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이틀 전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서울시의 다섯 배에 달하는 2천23제곱킬로미터 면적을 태웠습니다.
텍사스에서 난 산불로는 36년 만에 최악입니다.
건조한 초목에 예년보다 높은 기온, 그리고 최대 시속 100킬로미터에 달하는 강풍이 더해지면서 속수무책 불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불이 번진 지역은 순식간에 온도가 60도까지 치솟아서 소방대가 접근조차 할 수 없습니다.
현재 산불 진화율은 3%에 불과합니다.
주지사는 텍사스 북부 지역에 비상령을 내리고 주민들에게 대피하라는 지시를 내린 상태입니다.
텍사스 북부 일대 3천 가구 이상에도 전기 공급이 중단되고 일부 마을에서는 수십 채의 집이 불에 타는 등 피해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리처드 머레이/피해 주민 : 기본적으로 모든 걸 잃었습니다. 지금 입고 있는 바지 한 벌, 티셔츠 한 장…이게 남은 전부입니다.]
아직까지 한인 피해는 보고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현지 시간 목요일 아침부터 소나기가 곳곳에 내릴 거라는 예보가 내려졌는데, 그전까지는 하늘만 바라보는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황지영, 출처 : Maxar Technolog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