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우디이우카(1번 표시), 스테포베(2번 표시), 세베르네(3번 표시)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동부 도네츠크주 요충지 아우디이우카를 러시아군에 내준 뒤 인근 마을에서도 연이어 퇴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로이터와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군에 점령된 격전지 아우디이우카 근처의 두 마을에서 추가로 철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드미트리 리호비이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이날 국영 TV 방송에서 "우리 군대가 세베르네와 스테포베로 불리는 작은 마을들에서 철수했다"면서 "세베르네를 둘러싼 격렬한 전투가 어제 저녁과 밤에 계속됐으며, 러시아가 이 전투에서 상당한 손실을 입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우크라이나군은 방어에 더 적합한 지역으로 후퇴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특별군사작전'으로 부르는 우크라이나 침공전 개시 2년 3일 만에 세베르네를 점령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 군대가 더 유리한 전선과 위치를 장악했다면서, "다른 세 곳의 정착촌 근처에서도 우크라이나 병력과 장비를 타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세베르네와 스테포베는 전쟁 전 주민 수가 100명이 채 안 된 작은 마을들입니다. 리호비이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앞서 26일에는 도네츠크주 라스토치키네 마을에 있던 부대가 인근으로 후퇴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세베르네, 스테포베, 라스토치키네 등은 최근 러시아군이 점령한 아우디이우카에서 서쪽으로 수㎞ 떨어진 곳에 있는 마을들입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지난 17일 아우디이우카에서 철수했다고 밝혔고, 러시아군은 이튿날 이 도시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어지는 우크라이나군의 퇴각은 서방이 약속한 군사 지원이 지연되고 미국의 추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이 야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하원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심각한 포탄 및 군수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벌어졌습니다.
이와 관련, 토니 라다킨 영국군 합참의장은 서방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추가 조치에 동의할 때까지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군이 군수물자 부족을 겪고 전장에서 후퇴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습니다.
라다킨 의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 사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대화가 진행 중이지만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나토의 7월 정상회담쯤에나 새로운 발표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는 적어도 앞으로 몇 달 동안 지속될 수 있는 곤경"이라면서 "우크라이나군은 일러도 늦여름, 가장 가능성이 크기로는 내년까지는 새로운 반격을 펼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사진=리아노보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