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어려움에도 끝까지 병원에 남아 환자를 지켜온 간호사 언니들을 응원하고 싶었어요."
의료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간호사들을 응원하기 위해 기부를 실천하며 1년 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킨 한 초등학생이 화제입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일제 강점기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 의거를 주도한 경북 칠곡군 출신 장진홍(1895~1930) 의사의 현손인 장예진(장동초등학교 4학년) 양입니다.
오늘(28일)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장 양은 전날 칠곡경북대학교 병원을 방문해 박성식 병원장, 김미영 간호부장을 만나 간호사를 위해 써달라며 31만 원을 전달했습니다.
장 양은 지난해 3월 서울 중구 유관순 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을 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그는 기념식 참석 후 1년이 지난 올해 3·1절까지 31만 원을 모아 고조할아버지처럼 뜻깊은 일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문구점에서 토끼 저금통을 구매했고, 저금통엔 '애국 토끼'라 적은 뒤 매일 1000원씩 모으기로 했습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친구들과의 만남을 자제하는 등 용돈을 아껴가며 저금통에 차곡차곡 동전을 모아 왔고, 장 양의 아버지인 장준희 씨도 수시로 토끼 저금통에 모인 금액을 알려주며 장 양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장 양의 아름다운 도전이 지역사회에도 알려지자 김재욱 칠곡군수까지 응원에 나섰고, 장 양은 지난 15일 목표했던 금액 31만 원을 모으는 데 성공했습니다.
장 양은 "많은 어려움에도 끝까지 병원에 남아 환자를 지켜온 간호사 언니들을 응원하고 싶었다"며 "하루빨리 병원이 정상화돼 의료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는 언니들이 조금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간호부장은 "사명감으로 환자를 간호하고 있지만, 인간인지라 순간순간 지치고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어린 학생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가 큰 힘이 됐다"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장진홍 의사는 대구형무소에서 일본인의 손에 죽는 것을 거부하고 만세삼창을 외치며 자결한 독립운동가로, 1962년 건국 공로 훈장이 추서됐으며 칠곡군 왜관읍 애국 동산에 순국 의사 장진홍 선생 기념비가 있습니다.
(사진=칠곡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