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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다시는 실수하지 않겠다" 박민영의 성공적인 복귀, 그리고 눈물

주즐레
(SBS 연예뉴스 강선애 기자)

"먼저 배우로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것에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최근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 속에 종영한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이하 '내남결'). 이 작품에서 여주인공 강지원 캐릭터로 분해 시원한 복수극의 재미를 선사한 배우 박민영은, 드라마 종영 기념 인터뷰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사과 인사부터 건넸다. 지난 2년간 전 남자친구와 관련된 사건으로 경제뉴스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검찰 참고인 조사까지 받았던 박민영은, 드라마 인터뷰 자리에서 마치 죄인이 된 것처럼 기자들을 마주했다.

박민영은 지난 2022년 연인으로 알려진 강모 씨의 횡령·배임 의혹 사건으로 구설에 올랐다. 강 씨가 불법, 편법적인 방법으로 모은 막대한 재산으로 박민영에게 경제적 지원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강 씨의 범죄 혐의와 관련해 박민영은 검찰 참고인 조사까지 받았다. 논란이 불거진 당시 박민영 측은 강 씨와 즉각 이별했다고 밝히며 "상대방으로부터 많은 금전적 제공을 받았다는 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박민영의 친언니가 강 씨가 소유했다고 의혹을 받는 회사에 사외이사로 등록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외이사에서 자진 사임하며 더 이상 강 씨와 엮이는 것을 경계했다.

논란 이후 박민영은 계속 결백을 주장했지만, 이미지 타격은 피할 수 없었다.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사람들의 시선들로 인해, 그가 배우로서 다시 작품에 들어가는 건 꽤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박민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차기작 캐스팅 소식을 전했다. 그게 바로 '내남결'이었다.
 

빠른 복귀, 인터뷰 강행… 정면돌파의 이유

스프 주즐레 박민영
'내남결' 성공의 기쁨만 누리고, 불편한 질문과 대답이 오갈 게 뻔한 언론 인터뷰를 굳이 진행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박민영은 자신의 의지로 '내남결' 종영 인터뷰를 강행했다. "제 실수는 제가 바로 잡고 싶고, 더 많은 분들께 제 진심을 전하고 싶어 이 자리를 마련했다"라면서 정면돌파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저한테 있었던 그 불미스러운 일을, 결코 없던 일로 만들고 싶은 건 아니에요. 실수를 제대로 정확하게 인정을 하고, 다시는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배우로서의 활약이 필요했어요. 빨리 복귀했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제가 드라마를 안 했다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이런 기회가 없었을 수도 있잖아요. 어찌 보면 제가 '배우 박민영'을 이용했을 수도 있어요. '인간 박민영'이 드리고 싶은 말은, 지난 20년 동안 치열하게 노력해 온 '배우 박민영'의 모습을 발판 삼아, 그걸 이용해서라도, 다시는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말을 드리고 싶었어요. 전 연기할 때 제일 행복해요. 진짜 재밌고, 살아있음을 느껴요. 이렇게 바닥을 한 번 치고 나니까, 뭔가 신인이 된 느낌이고 아무것도 없는 제로에서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내남결'은 제 첫 작품 같다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논란이 채 사그라들기도 전에 새 작품 캐스팅 소식을 전한 박민영을 두고 "멘탈이 정말 강하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박민영은 왜 그런 소리까지 들어가며 '내남결'을 해야만 했는지, 당시의 속사정을 전했다.

"제 멘탈은 여느 누구와도 똑같아요. 저도 그때 많이 부서지고 있었어요. 가장 달라졌던 건,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었어요. 자꾸 깜짝 놀라고, 모든 게 의심스러웠어요. 정신 상태가 많이 무너진 상황이었는데, 그 와중에도 제가 '내남결'을 붙들고 있더라고요. 사실 대본을 보고 재밌는 작품이라 너무 하고는 싶었지만, 당시에는 여력이 안 되고 용기가 안 나서, 정중하게 거절할 생각으로 제작진 미팅에 나갔어요. 휴가를 떠나 머리를 식히고 올 계획을 말하니, 감독님이 '휴가 가서도 차기작 있다는 거 잊지 마세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작가님, CP님, 제작사 대표님 등 모든 분들이 '이 작품은 박민영 아니면 안 된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렇게 계속 저한테 용기를 주신 분들이 계셨어요. 그래서 멘탈을 부여잡게 됐어요. 이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적어도 이 분들한테만이라도 제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배우도 배우지만, 드라마의 성패 여부는 제작에 막대한 금전을 투자하는 제작진에게 더 치명적이다. 논란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박민영을 여주인공으로 발탁한다는 건, 제작진으로서 시작부터 리스크를 안고 가는 모험이다. 그런데도 '내남결' 제작진은 '강지원은 박민영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섭외에 나섰다.

'내남결'의 강지원은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시한부 판정을 받고, 심지어 남편 박민환(이이경 분)과 절친 정수민(송하윤 분)의 불륜 현장을 목격한 순간 그들의 손에 죽음을 맞는 비극적 인물이다. 강지원은 죽음 후 10년 전으로 회귀해 자신을 죽이고 이용한 자들에게 복수하고, 사랑과 성공을 모두 이루며 행복한 인생 2회차를 사는 캐릭터다.

"제작사 DK E&M의 김동구 대표님이 '지금 이 타임에 박민영이 강지원을 맡으면 좋겠다' 생각하셨대요. 강지원은 41세까지 살다가 31세로 회귀하는 인물인데 제가 그 중간쯤이라 나이대도 괜찮고, 무엇보다 제가 그동안 별다른 어려움 없이 잘 지내다가 큰 벽을 만나 한 번 무너진 것이 사실이잖아요? 이런 이슈들을 통해 얻은 인간적인 감정의 폭이 있어요. 그게 연기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신 거 같아요."
 

"극한의 감량… 몸은 병들었지만 기쁘게 연기"

그렇게 '내남결' 촬영은 지난해 상반기에 시작됐고, 시간은 흘렀다. 그러다 대중이 '내남결'과 박민영에 대해 다시 인지하게 된 건 지난해 11월, 드라마 공식 스틸이 처음 공개됐을 때다. 드라마 측이 처음 공개한 스틸에는 암환자 강지원을 소화하기 위해 37kg까지 감량한 박민영의 얼굴이 담겨 있었다. 앙상하게 뼈만 남고 몰라보게 야윈 박민영의 모습은 놀라움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처음엔 조금만 감량할까 했는데, '하려면 확실하게 해야 한다' 생각했어요. 강지원을 설명하는 단어들이 '앙상한', '메마름', '푸석함', '영혼 없는 눈동자' 이런 것들이었어요. 드라마에서 1부는 굉장히 중요해요. 그걸 보고 시청자는 그 작품에 이입을 할지 말지 결정해요. 강지원이 아플 때의 모습은 초반에 짧게 나오는데 왜 굳이 체중을 뺐냐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데 전, 강지원에 몰입이 되어야 이 작품의 출입문이 열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정확하게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박민영 얼굴 왜 저래?'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빼고 싶었어요."

스프 주즐레 박민영
'내남결' 대본에 쓰여있는 '앙상한 뼈'를 완벽히 구현했을 때, 박민영은 행복을 느꼈다고 한다. 과도한 체중감량으로 몸은 힘든데, 연기할 때 느끼는 행복이란 감정. 박민영은 유독 이번 작품에서 그런 행복감이 더 생생하게 다가왔다.

"37kg까지 감량하는 건, 절대 할 짓이 못 돼요. 일어설 때 어지러워서 벽을 딛고 서야 하고, 일상생활이 정말 너무 힘들어요. 그런데 그 앙상한 뼈가 드디어 화면에 잡히는 순간, 너무 기뻤어요. 제 몸은 병들어가는 느낌인데, 그 캐릭터를 구현했다는 것이 정말 기분 좋더라고요. 참 아이러니하죠. 그렇게 좀 이상할 정도로, 연기할 때 좋은 게 있어요. 어지러워 계속 누워있다가 연기할 때만 일어서 가는데도, 그게 행복했어요. 그리고 메말라 있던 제 감정선이 연기를 하면서는, 화도 내보고 소리도 질러보고 아이처럼 엉엉 울어도 보고 로맨스 할 땐 웃어도 보죠. 그런 것들이, 그냥 이젠 제 삶의 일부가 된 느낌이에요."

당연히 박민영은 그런 극한의 체중 감량은 절대 따라해서는 안된다며, 몸이 건강해야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극한의 체중감량은 절대 안 돼요. 모든 에너지가 고갈되는 거라 힘이 없고, 자신을 더 불행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또 그렇게 마른 상태에는 거울을 보면 초라해요. 절대 따라 하면 안 됩니다. 강지원은 암환자였어요. 그래서 캐릭터에 가벼이 접근하고 싶지 않았어요. 비록 연기였지만, 몸이 너무 힘들면 얼마나 괴로운지, 미약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래서 이 작품을 하고 나서, 환우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기부를 해야겠다는 마음도 먹게 된 거고요.(박민영은 최근 서울아산병원 암센터에 1억 원을 기부했다.) 지금 전 다시 건강해졌어요. 제가 우울증이 조금 있었는데, 운동을 하면 우울증이 개선되고 건강해지는 게 느껴져요. 운동하면서 건강한 몸으로 사는 게 행복한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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