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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수소가 경제를 바꾸는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마부뉴스] 데이터로 보는 수소경제

[스프] 마부뉴스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의 지난 1주일은 어땠나요? 저는 날씨도 점점 풀리면서 오랜만에 영화관 나들이를 갔습니다. 기대한 것보다 관람객들이 많이들 있더라고요. 요즘 인기작인 '파묘'를 봐서 그런지 객석에 자리도 꽉 찼고요. 영화를 보고 집에 오는 길에도 이제는 춥지 않고 시원해진 바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봄을 맞이해도 될 정도로 날씨가 풀렸나 봅니다.

2월의 마지막 날, 봄의 초입에서 마부뉴스가 선택한 주제는 바로 수소입니다. 독자 여러분이 과학에 관심이 많이 없더라도 수소 이야기는 종종 들어왔을 겁니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기후 정책 중 하나로 수소경제 이야기가 들어가 있고요, 기업들의 미래 전략에서도 수소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친구거든요. 과연 수소가 뭐길래 얘기가 자꾸 되는 건지 마부뉴스가 한 번 정리해 봤습니다. 오늘 마부뉴스가 독자 여러분에게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겁니다.

수소가 경제를 바꾸는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수소경제, 더디지만 가고 있다

이미 독자 여러분도 수차례 수소경제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을 겁니다. 수소경제뿐 아니라 수소자동차, 수소연료전지 등… 수소로 인해 뒤바뀔 세상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다양한 친구들도 마찬가지일 테고요. 수소경제는 말 그대로 수소가 에너지의 원천이 되는 경제 사회를 의미합니다. 지금은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에너지가 화석연료, 즉 탄소 기반의 에너지이지만 수소경제사회에선 수소가 중심이 되는 거죠.

사실 경제 시스템에 수소를 활용하자는 건 100년 전부터 이야기가 나온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일찍이 영국의 유전학자인 존 홀데인은 영국의 석탄 매장량이 고갈될 경우, 수소를 이용해 에너지 저장용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했었거든요. 수소경제라는 말이 등장한 건 그로부터 50년 정도 시간이 흐른 뒤고요. 1970년 화학자 존 보크리스는 수소 중심의 에너지로 돌아가는 경제사회를 수소경제라고 명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일찍부터 수소에 관심을 둔 걸까요? 그건 수소가 여러모로 매력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수소는 우리 인간이 현재까지 우주에서 발견한 원소들 가운데 가장 풍부해요. 즉 고갈 우려가 없습니다. 게다가 수소는 전기를 만들 때 오로지 물만 배출하는 친환경 에너지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우리들 입장에서는 수소가 마음껏 쓸 수 있는 궁극의 친환경 에너지라고도 볼 수 있는 거죠. 거기에 에너지를 대용량으로 저장하는 수단으로도 탁월한 성질을 갖고 있죠. 아래 그래프를 봐 볼까요?

[스프] 마부뉴스
우리가 사용하는 연료의 에너지밀도를 표시해 봤습니다. 에너지밀도는 연료가 가지고 있는 단위 부피당, 단위 질량당 에너지양을 의미합니다. 크면 클수록 효율이 좋다고 볼 수 있겠죠. 수소의 질량당 에너지밀도를 봐 볼까요? 수소의 질량당 에너지밀도는 142MJ/㎏으로 여타 다른 에너지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습니다. 휘발유(46.4MJ/㎏)와 디젤(45.6MJ/㎏)의 3.1배이고, 천연가스(53.6MJ/㎏)의 2.6배 수준이죠. 물론 부피 당 에너지밀도는 낮아서, 수소를 저장하고 운송할 때는 부피를 줄이는 게 관건이긴 합니다.

이렇게나 장점이 많은데, 왜 이렇게 속도가 더딘 걸까요? 왜냐하면 수소를 활용하는 데 제약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일단 자연상태에서 수소가 수소 그 자체만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가장 풍부한 원소인 건 맞지만 대부분이 물에 있거나, 탄화수소 즉 화석연료 안에 들어가 있죠. 이렇게 다른 화합물 상태로 존재하는 수소를 빼내려면 막대한 에너지를 들여야 합니다. 에너지를 들인다는 건, 곧 돈이 많이 든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전 세계 수소 생산량은 지지부진해요.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발간한 <Global Hydrogen Review> 보고서를 살펴보면 2022년 전 세계 수소 생산량은 95Mt으로 2021년 대비 3% 증가에 머물렀습니다. 수소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SNE Research 기준으로 2023년 한 해 동안 판매된 수소자동차 규모는 1만 4,451대. 2022년과 비교하면 30.2% 감소했습니다. 반면 전기자동차는 매년 판매량이 늘면서 2023년 한 해에만 1,406만 대 넘게 팔렸어요. 수소차와 거의 1,000배 차이가 납니다.

 

그레이 수소를 넘어서… 형형색색의 수소들

다시 수소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죠. 화석연료에서 추출한 수소에겐 또 다른 이름이 있는데, 바로 그레이 수소입니다. 원래 수소는 무색, 무취의 원소인데 왜 갑자기 회색이 붙은 걸까요? 왜냐하면 이 수소는 깨끗한 청정 수소가 아니라 때가 낀 수소거든요.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뽑아낼 땐 상당한 규모의 탄소가 배출됩니다. 진짜 친환경 수소가 아니라는 이유에서 뿌연 회색빛 수식어가 붙게 된 거죠. 현재 우리들이 사용하는 수소의 절대다수는 그레이 수소입니다. 물에서 수소를 빼내서 쓰고 싶지만, 여기엔 돈이 너무 많이 들거든요. 그래서 대부분 다 화석연료에서 뽑아내고 있죠.

2022년 전 세계 수소 생산량 95Mt 중 99.3%가 화석연료에서 추출한 수소, 즉 그레이 수소입니다.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뽑아내는 방식을 이용한 건 0.1%에 불과해요. 그러면 이제 남은 나머지 0.6%는 뭘까요? 이 녀석들은 그래도 조금이라도 탄소를 줄여보려는 노력을 한 수소를 의미합니다. 그레이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 기술을 이용해 줄였다면 이 경우엔 '블루 수소'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다양한 색깔의 수소 형제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스프] 마부뉴스
결국 우리가 가야 할 목표는 그린 수소입니다.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얻는 거죠. 말로만 들어도 너무나 완벽한 친환경 자원 아닐까요? 그래서 전 세계 국가들은 그린 수소를 만들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 위기를 겪은 유럽이 적극적입니다. 일단 EU는 2050년까지 전체 에너지 비중의 23% 이상을 그린 수소로 달성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비싸디 비싼 그린 수소의 제조 단가를 낮추기 위해 기술 발전에 투자하고, 인프라도 확충하고 있죠. 더 이상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고 EU 자체적으로 독립된 에너지 군집을 이루기 위해 유럽 내 수소 파이프라인 건설도 진행 중입니다.

미국도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 전역에서 7개 지역을 뽑아 수소 허브로 키우기 위한 프로젝트를 발표했어요. 미국은 그린 수소뿐 아니라 블루 수소와 핑크 수소도 청정 수소로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윗 그림에서도 알 수 있듯 핑크 수소는 물에서 수소를 뽑아낼 때, 사용하는 전기가 원자력 발전일 경우를 말합니다.

그림으로 설명한 5가지 색깔의 수소 외에도 더 많은 수소들이 있습니다. 천연가스에 원자력을 이용한 터키색 수소, 원전의 열에너지만을 이용한 레드 수소, 전력망(그리드)을 이용해 만든 옐로 수소 등등… 에너지 기업 입장에선 다양한 과정을 거쳐 수소를 생산해 활용하고 있고, 정부 입장에서도 수소 에너지 독려를 통해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운영하고 싶어 하니 둘 사이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생산되는 수소가 정말로 친환경적으로 볼 수 있냐는 거죠.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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