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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두 마리 토끼 못 잡으면? 정해성 "전적으로 책임지겠다"

황선홍 두 마리 토끼 못 잡으면? 정해성 "전적으로 책임지겠다"
▲ 지난 27일 제3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결과 브리핑하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결과가 안 좋게 나왔을 때 어떻게 할 거냐 물어보시면, 그건 제가 위원장으로서 전적으로 책임지겠습니다."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결국 황선홍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감독이 3월 A매치 기간(18∼26일) A대표팀까지 지휘하는 중책을 맡게 됐습니다.

황 감독은 3월 21일과 26일에 치러지는 태국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 4차전에서 A대표팀을 이끕니다.

당장 정식 사령탑을 선임하기에 촉박한 A대표팀 사령탑을 '축구협회 소속 지도자'인 황 감독에게 맡긴 것 자체는 이상할 게 없는 선택입니다.

그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지도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헨트), 설영우(울산), 박진섭(전북) 등이 현재 A대표팀에 몸담고 있어 곧바로 팀을 지휘하는 데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 지도자가 정식 감독으로 공히 U-23 대표팀과 A대표팀을 지휘하는 사례가 다른 나라에 꽤 있기도 합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A대표팀 감독과 그레이엄 아널드 호주 A대표팀 감독이 과거 수년 동안 U-23 감독직을 겸임했습니다.

멀리 갈 것 없이 한국에서도 과거 허정무 감독이 시드니 올림픽 대표팀 감독과 A대표팀 감독을(1999년 1월∼2000년 9월), 핌 베어백 감독이 도하아시안게임·베이징올림픽 대표팀 감독을(2006년 7월∼2007년 8월) 겸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식 발표에 앞서 황 감독보다 '박항서 임시 감독설'이 더 많이 나돈 것은 U-23 대표팀이 2024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큰 과제를 앞두고 있어서였습니다.

황선홍 감독 (사진=연합뉴스)

황 감독은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파리올림픽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겸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을 치러야 합니다.

한국 남자 축구는 올림픽 '단골'입니다.

지금까지 본선에 9회 연속 진출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느 때보다 본선행이 어려워 보인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일본, 중국, 아랍에미리트(UAE)와 한 조에 속해 조 2위까지 올라가는 8강 토너먼트 진출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3월 A매치 기간 U-23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친선대회를 통해 예선 통과를 위한 마지막 실전 담금질을 합니다.

그런데 황 감독이 이 기간 A대표팀을 지휘하게 됐습니다.

U-23 대표팀은 '황 감독 없이' 기존 코치진이 이끕니다.

만에 하나 황 감독이 태국과 2연전에서 '삐끗'해 월드컵 본선 진출이 어려워지거나, 카타르에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낭보를 전해오지 못한다면, 축구협회에는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정해성 위원장은 어제(27일) 황 감독의 A대표팀 임시 감독 선임을 발표하면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제가 위원장으로서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황 감독은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1년 6개월 팀을 꾸리면서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면서 "(사우디) 친선대회는 마지막 경기력 점검 차원에서 참가하는 것으로 판단한다. 지금 양쪽을 다 소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 황 감독에게 제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시 감독 체제를 선택하면서 전력강화위는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차근차근히 북중미월드컵까지 A대표팀을 이끌어갈 사령탑을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정 위원장은 "6월에 있을 월드컵 2차 예선 경기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적어도 5월 초까지 정식 감독을 선임할 예정"이라면서 "다음 회의부터는 조금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기 감독 선임을 위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축구협회는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기술 철학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국제축구연맹(FIFA)과 함께 연구에 착수, 현재 결과물이 나온 상황이다. 이를 전력강화위가 공유해 감독 선임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전력강화위는 21일 진행된 첫 회의를 통해 임시 감독 체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정식 사령탑을 선임해 3월 태국전부터 지휘토록 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가 24일 2차 회의에서 임시 사령탑을 선임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바 있습니다.

급하게 정식 감독을 선임하자니 후보군이 국내 지도자 쪽으로 좁혀진 가운데 K리그 현역 사령탑들이 하마평이 오르내리면서 K리그 팬들 사이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정 위원장은 임시 사령탑을 선임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꾼 것이 어느 정도는 여론을 반영한 선택이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정 위원장은 "(2차 회의에서) 우리가 전체적인 국민, 팬들의 정서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들을 (위원들이) 냈다. K리그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임시 감독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정 위원장은 또 "1차 회의 뒤 말씀드린 (새 감독에 요구되는) 8가지 조건 중에서 기준점을 분명히 잡는 걸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그 기준점 안에서 여러 통로로 관심을 보인 국내, 외국인 감독들을 두고 논의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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