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성토장 된 민주 의총…"혁신한다며 자기 가죽은 안 벗겨"

오늘(27일) 민주당 비공개 의원총회는 최근 누적된 공천 갈등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습니다.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이번 의총에서 비명계는 '현역 의원 하위 20%' 선정과 여론조사 업체 추가 논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경선 배제 등 최근 일련의 공천 과정에 대한 불만을 여과 없이 표출했고 이 대표 등 친명계는 침묵을 지켰습니다.

친문계 핵심 홍영표 의원은 비명계에 대한 공천 불이익을 주장하면서 "혁신 공천을 하다 보면 가죽을 벗기는 아픔이 있는데, 당 대표가 자기 가죽은 벗기지 않는다"고 이 대표의 면전에서 직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홍 의원은 자신이 '현역의원 하위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고 공개한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이 아닌 '멸문정당'"이라며 임종석 전 비서실장의 공천 배제 결정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홍익표 원내대표가 "표현을 절제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지만, 홍영표 의원은 발언을 마치고 돌아간 자리에서 "절제?"라고 반문하는 등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습니다.

당 선거관리위원장에서 중도 사퇴한 정필모 의원은 경선 여론조사 수행업체가 업체 선정 종료 후 추가로 포함돼 공정성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누군가가 전화로 해당 분과위원한테 지시해서 끼워 넣었는데 누구 지시인지 밝힐 수 없다고 하더라"며 "나도 허위 보고를 받았다"고 폭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기 용인갑 출마를 준비해 온 비례대표 권인숙 의원과 경선에서 패배한 김수흥 의원 (초선·전북 익산시갑) 등도 여론조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에 대해 공천 실무를 맡고 있는 조정식 사무총장은 "총선 준비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여론조사를 돌린 건 맞다"며 "일부 지역에서 현역 의원을 배제하고 여론조사를 돌린 것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컷오프'된 노웅래 의원과 '하위 20%' 명단에 든 전해철·송갑석· 윤영찬 의원 등의 비판 발언이 줄줄이 이어졌습니다.

내일 탈당을 예고한 설훈 의원은 사실상 고별사를 남겼습니다.

이 대표는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의총 내내 별다른 발언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대표는 의총이 끝나고 나오는 길에 기자들에게 "우리 의원님들께서 여러 가지 의견을 주셨는데 당무에 참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고민정 최고위원 사퇴, 임종석 전 비서실장 공천 배제 결정 등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국회를 떠났습니다.

한편, 이번 의총에서는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전북과 경기, 부산 등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잇따라 발언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고 홍 원내대표에게 협상 권한을 포괄적으로 위임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