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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량 최대인 미국 100달러 지폐, 쓰기는 가장 어려워

유통량 최대인 미국 100달러 지폐, 쓰기는 가장 어려워
▲ 미국 100달러 지폐

미국에서 100달러짜리 지폐는 가장 많이 쓰이는 지폐이면서 동시에 가장 쓰기 어려운 지폐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0달러짜리 지폐 유통량이 몇 년 사이 크게 늘어 최대 유통 지폐가 됐지만 여전히 계산원이나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사용을 꺼리는 지폐로 인식되고 있다고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계에 따르면 2012~2022년 기간에 100달러 지폐 유통량은 115%가량 늘었습니다.

미국의 지폐 권종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증가세입니다.

2022년 기준 100달러 지폐 유통량은 185억 장으로, 1달러 지폐 143억 장보다 훨씬 많습니다.

통계상으로는 이처럼 많이 유통되는 지폐지만 현실에서는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폐의 절반 이상이 해외에 나가 있는 데다 미국 내에서도 보관의 용도로 많이 쓰이지, 실생활에서 결제 용도로는 잘 쓰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26세의 프로 코디네이터 레이자 사이슨은 최근 뉴욕의 한 벼룩시장에서 100달러 지폐를 사용하려 했으나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거스름돈이 없다거나 디지털 결제로만 거래한다는 이유로 고액권 결제를 거부했습니다.

커피전문점이나 과일가게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100달러 지폐를 사용하려 하면 위조지폐가 아닌지 의심부터 받습니다.

23세의 마케팅 연구보조원 세이지 핸들리는 "100달러 지폐를 쓰려 하면 모든 사람이 합법적인 것인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습니다.

WSJ 기자가 맨해튼의 한 상점에서 물건을 사기 위해 100달러 지폐를 내자 계산원들에게 비상이 걸렸습니다.

한 사람은 진짜인지 확인하기 위해 지폐를 불빛에 비춰봤으며, 또 다른 계산원은 위조지폐에 접촉하면 검게 변하는 감별 펜을 사용했습니다.

한 서점에서는 위조지폐 판별기를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고액권 지폐가 실제로 잘 통용되지 않는 것은 금액이 큰 상품 결제 시에는 주로 카드를 쓴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연준의 결제 데이터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현금으로 결제할 때 평균 39달러를 지출한 반면, 신용카드로 결제할 때는 95달러를 썼습니다.

하버드대학의 케네스 로고프 경제학 교수는 고액권 지폐는 보관이 쉽기 때문에 탈세와 같은 범죄에 이용되기 좋다면서 정부는 고액권 발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00달러 지폐는 사람들이 돈을 덜 쓰게 만들기도 한다고 인디애나 대학교 경영학과 헬렌 콜비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대학생 대상의 실험에서 100달러 지폐 1장을 가졌을 때와 20달러 지폐 5장을 가졌을 때를 비교했더니 100달러 지폐 보유 시 물품 구매 의향이 적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경우 결제 후에도 같은 카드를 받게 되지만 고액권으로 결제하면 고액권을 깨는 것이 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느끼는 기분이 다르다고 콜비 교수는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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