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가운데 보건복지부 공무원과 그 가족들에게 복수하겠다는 협박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유포돼 조작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들 논란의 글은 의사 커뮤니티에 게시된 것처럼 작성됐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 '복지부 공뭔 ○끼들 꼭 봐라'란 제목의 글을 포함해 의사들을 악마화하는 내용들이 여러 건 게시됐습니다.
이들 글은 복지부 공무원에 대한 심한 증오와 복수심을 드러냈으며 댓글들도 그에 적극 동조해 국민들이 큰 우려를 자아내게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의사들은 국민적 분노를 자신들에게 쏠리게 하려는 조작된 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한 게시글에는 "앞으로 내 외래에 너 본인이나 너네 가족 오면 내 처방 땜에 고생 좀 할 거다. 내가 일부러 독약을 처방해주진 못하지만, 당화혈색소 6까지 내릴 수 있는 거 7.5 넘게 놔둬 줄 수 있고 혈압 130/80 나올 거 150/100 되게 해줄 수 있다. ㅎㅎ"고 적혀 있습니다.
이어 "너네 자식들 목 땡땡 부어서 오면 시럽만 조금 먹여서 일주일이면 낳을 거 한 달은 고생시켜 봐라. 너네 가족들은 평생 제대로 된 진단 치료 안 되게 최선을 다할게"라고 쓰였습니다.
이 글은 지난 5일 오후 6시 29분 게시돼 최근까지 2만 9천449회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4천614개의 '좋아요'가 눌러졌다고 표시돼 있습니다.
댓글도 무려 1천833개가 달렸는데 대부분 "추천한다", "좋은 방법이다", "동참하겠다" 등 글쓴이에게 동조하는 내용입니다.
다른 글은 '복지부 공무원 ○○○○ 검진에서 ㅋㅋㅋ'란 제목으로 지난 13일 오전 8시 10분에 게시된 것으로 작성됐는데 세종시의 한 부인과 검진에서 복지부 공무원 부인을 골탕 먹였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 다른 게시글은 '복지부 공무원 ○○ 하나 와서 복수해줌'이라는 제목으로 역시 의사의 부도덕성을 강조한 내용이었습니다.
현재 이들 글은 누가, 무슨 의도로 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의사 커뮤니티 관계자는 "그런 글 자체가 올라오지 않았으며 다른 커뮤니티에 떠다니다 삭제된 것으로 안다. 글 번호나 추천 이미지, 형식 등이 우리 사이트와 맞지 않아 100% 조작으로 보인다. 우리도 글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 개원 의사는 "사회 분위기가 의사를 악마화하고 있어 매우 힘들다. 의대 증원에 앞서 의료 수가와 의료 시스템의 정비가 더 시급한데 문제의 초점이 엉뚱한 곳으로 흐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 글을 본 한 시민은 "글쓴이를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의대 증원을 놓고 의사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