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최근 '괴뢰한국' 자주 쓰는 북한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최근 '괴뢰한국' 자주 쓰는 북한
▲ 미사일 둘러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북한이 동족 관계도 통일 상대도 아니라고 선포한 남측을 최근 '괴뢰한국'이라는 부르는 경우가 자주 나오고 있습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괴뢰한국의 한 양심수후원회가 17일 결의문을 발표해 각계가 반미반전 투쟁에 힘차게 떨쳐나설 것을 호소했다"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괴뢰한국'이라는 표현은 이달 들어 북한 매체들에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전엔 2011년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한 차례 썼을 뿐입니다.

노동신문이 지난 3일 기사 두 건에 괴뢰한국 표현을 쓴 이래 주로 한국 내부 상황을 전하는 기사에서 꾸준히 등장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과거 남측을 주로 '남조선'이라 불렀지만 지난해 7월부터 남조선 표현이 조선중앙통신·조선중앙TV·노동신문 등 공식 관영매체에서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대신 나온 표현이 '대한민국'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동생 김여정이 지난해 7월 담화에서 연일 "대한민국"을 성토했습니다.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중계방송에서 한국을 '괴뢰'로 표기한 북 TV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중계방송에서 한국을 '괴뢰'로 표기한 조선중앙TV

지난해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있었던 한국의 경기 소식을 중계한 조선중앙TV 화면의 자막에 한국을 그저 '괴뢰'라고만 표기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괴뢰 호칭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체육 경기에서 남조선 대신 괴뢰로 표기한 경우는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북한과 같은 뿌리라는 인식을 주는 남조선 대신 정식 국호를 쓰거나, 아예 모든 국호를 지워버리는 일이 이어지자 김정은 정권의 대남 인식에 '국가 대 국가'라는 관점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이런 분석은 지난해 말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이 "북남 관계는 더 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라고 발언하면서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그간 '대한민국'과 '괴뢰'가 혼용돼 사용되더니 최근 '괴뢰한국'을 필두로 '괴뢰'와 '대한민국'을 섞은 다양한 표현을 활용하는 모양새입니다.

김정은이 지난 9일 공개된 건군절 축하 연설에서 쓴 "한국괴뢰"를 비롯해 "괴뢰대한민국", "대한민국괴뢰" 등 파생형들이 있습니다.

괴뢰(傀儡)는 꼭두각시놀음의 여러 인형을 뜻하며 '남이 부추기는 대로 따라 움직이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릅니다.

북한은 한국이 '미국 제국주의의 꼭두각시'라는 억지 주장을 강조하고자 괴뢰 표현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괴뢰에 대한민국을 축약해서 붙여 사용하는 모습"이라며 "최고지도자가 그런 표현을 쓴 것으로 볼 때 단어를 그렇게 통일하자는 결정이 당 중앙 차원에서 내려졌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