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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기대에 10조 유입…한국 증시 '저평가' 끝내려면

<앵커>

이런 일본 증시를 부러운 눈으로만 볼 게 아니라, 우리가 참고할 부분은 없는지도 한 번 짚어봐야 합니다.

주식 시장을 살리기 위해서 우리 금융당국도 일본의 증시 부양책 같은 대책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게 효과를 보려면 뭐가 필요할지, 이 내용은 안상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5년 전 애플과 삼성전자에 각각 100만 원씩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애플 주가는 366% 뛰면서 투자금이 466만 원까지 불어나지만, 삼성전자의 상승률은 88% 수준에 그칩니다.

실적 차이도 반영됐지만, 애플의 꾸준하고 공격적인 주주환원책이 주가를 떠받쳤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애플은 2018년부터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방식으로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였는데, 여기에 매년 100조 원 넘게 썼습니다.

삼성전자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 없이 연 평균 10조 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했습니다.

주주에게 더 돌려주려는 행위가 시장에서 주가로 평가받는 건데, 우리 상장사들이 이게 부족합니다.

주주환원율, 한국이 35%, 유럽은 60%가 넘고, 미국은 96%에 달합니다.

[이경연/대신증권 장기전략리서치부 연구원 : 기업 경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주주 환원을 확대하는 것보다는 현금을 축적하는 방향으로 거버넌스(지배 구조)가 지속하다 보니까 높은 밸류에이션(평가)을 주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시장을 외면하는 주된 요인으로 보고, 정부도 개선 방향을 여기서 찾고 있습니다.

상장사들이 스스로 투자지표 등 기업 가치를 개선하는 방안을 공표하고, 이를 유도하기 위해 당국은 관련 상품을 개발하고 세제 등 인센티브를 준다는 게 주요 골자입니다.

이사회 기능 강화와 주주 권리 보호 방안 도입도 거론됩니다.

기대감에 올 들어 이미 10조 원 넘는 자금이 들어왔는데, 같은 기간 외국 자본 역대 최대 유입액입니다.

다만 일회성 주주 환원 확대로 흘러가는 건 경계해야 합니다.

막대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제조업 비중이 70%에 달하는 우리 증시의 특성상, 투자 여력이 떨어지면 장기적인 성장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신장섭/싱가포르국립대학교 경제학 교수 :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를 하고 좋은 물건과 좋은 서비스가 나와 사람들이 많이 써서 이익이 쌓여야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자사주 매입 많이 한다고 해서 영업이익이 늘어납니까?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가 없잖아요.]

일본도 관련 정책을 10년 동안 이어왔다는 점에서, 기업 이익 개선을 돕는 방향의 지속 가능한 장기 동력 확보가 관건입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장운석, 영상편집 : 김호진, 디자인 : 김민영·장성범·박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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