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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모두가 함께 누리는 '디지털 세상', 과연 가능한 것일까

[스프칼럼] (글 : 정우성 교수)

스프칼럼 정우성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이다. 처음 이 용어를 들었을 때는 아날로그가 디지털로 바뀐 전자정부 혹은 인터넷이나 메타버스에 만들어지는 정부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정부가 정의한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모든 데이터가 연결되는 '디지털 플랫폼' 위에서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정부이다. 크게 인공지능·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과학적 정부, 알아서 먼저 찾아가는 서비스, 민관 협력의 다양한 혁신서비스 등을 지향한다.

예전에는 정부가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간혹 이를 바탕으로 국민을 감시하거나 통제하는 정부가 등장하기도 했다. 민주주의가 들어서기 전에는 더욱 그랬다. 물론 디지털 세상에서도 이런 우려는 있고, 도리어 예전보다 더 큰 걱정을 하기도 한다. 모든 생활이 한순간도 빠짐없이 디지털에 기록되니, 자연스러운 이야기이다. 보안을 위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지만, 기술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명확한 철학과 방향이 있고, 이에 따른 실행이 함께해야 한다.

물론 국민이 정부의 디지털을 접하는 관문은 주로 행정 서비스이다. 주민등록등본을 비롯하여 다양한 행정서류를 하나의 홈페이지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얼마 전에는 공인인증서도 없애고, 휴대폰으로도 많은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이런 것이 디지털 플랫폼 정부의 전부일까?

데이터를 활용한 여러 혁신 서비스들

우선 정부의 다양한 부처와 기관이 갖고 있는 데이터도 그간 널리 공유되고 활용되지 않았다. 요즘은 정말 온갖 데이터가 다 모이는 시대라, 이를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분석과 정책 수립이 가능하다. 이뿐 아니라 민간의 정보도 결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다. 국민이 챙기지 않아도 먼저 필요한 서비스를 인공지능으로 찾아내어 제공할 수도 있다. 자격을 갖추고 있지만 미처 몰라서 놓치는 혜택도 먼저 챙겨주거나 신청 없이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지도 앱에서 잔여백신을 예약했다거나 아이에게 제공되는 무료 백신을 알려주는 시스템은 이미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챙겨서 안내해 주는 웹사이트나 앱, 또는 메신저 서비스도 널리 쓰인다.

아직 널리 보급되지 않았거나 규제 등으로 시범적으로 적용되거나 기술은 완성되었지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서비스는 더욱 많다. 가령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건강보험의 다양한 정보에서 모든 국민이 맞춤형 디지털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는 것도 가능하다. 건강검진에서부터 시작하여 이를 분석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특히 공공 정보인 건강보험을 활용한다면 민간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아도 상당한 수준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가능하다. 여기에 여러 민간 서비스가 결합된다면 한층 풍부한 헬스케어를 누릴 수 있다.

스프칼럼(정우성)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지금은 장기요양에만 시범적으로 재택의료 서비스가 적용되지만, 이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추세로도 보인다. 특히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서비스가 조금씩 생기고 있으며, 디지털 치료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혹은 노인장기요양등급 심사를 받기 위해서는 일일이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진단을 받고 서류를 제출하는 불편을 줄일 수도 있다. 보험 정보를 비롯한 공공데이터를 모으는 것이다. 환자가 갖고 있는 여러 증상과 기존의 데이터베이스를 비교해서 등급을 판정한다면 병원 방문이 필요한 가족뿐 아니라 진단을 반복하는 의사들의 불편도 줄일 수 있다.

인공지능의 도움을 빌린다면 좀 더 업그레이드된 헬스케어 서비스가 가능하다. 요즘 사회적 문제가 되는 '구급차 뺑뺑이'도 여러 병원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여 문제 해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뿐 아니라 급박한 상황 속에서 이루어지는 신고와 대화에 인공지능을 도입하여 증상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등의 응급의료체계 고도화도 생각할 수 있다. 나아가 방역, 전염병 정보 등을 결합하여 한층 의료 서비스를 두텁게 한다.

난임시술 데이터를 디지털화하여 난임 시술의 힘듦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맞춤형 시술 시기 및 가이드라인의 제공도 디지털 플랫폼의 공공-민간 데이터 활용으로 할 수 있다. 발달장애와 경계성 지능 아이들을 조기에 발견한다. 방문 교육보다 한층 더 아이들을 자주 돌볼 수 있고, 상황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가정용 아동 콘텐츠와 분석 솔루션의 개발도 이루어지고 있다. 식품과 의약품 정보를 담은 QR코드로 소비자가 더 많은 정보에 손쉽게 다가갈 수 있으며, 급식 정보를 보다 쉽게 접하고 식중독이나 영양 맞춤 정보 등도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너무나도 복잡한 통신요금제나 금융, 대출 상품 중에 나에게 적합한 것을 안내해 주는 전문 상담 챗봇 서비스도 세상에 선을 보였고, 끊임없이 챗봇의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등본 등의 공문서 상당수는 정부 기관들끼리 온라인으로 확인하기에 굳이 서류를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 이에 더해 서면 위임장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디지털 위임장으로 대체해 나갈 수 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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