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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김일성-김정일 업적 뒤엎고 애국가까지 바꿔버린 김정은

[N코리아 정식] '권력 자신감' 넘쳐 '자의적'으로

스프 N코리아정식
지난 2월 19일은 북한이 50년 전의 위대한 사변인 '2월의 선언'이 있었던 날이라고 기념한 날이었습니다. 지금부터 50년 전인 1974년 2월 19일 조선노동당 제3차 사상일꾼대회가 열렸는데, 김정일이 당시 김일성의 혁명사상을 김일성주의로 정식화하고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를 당의 최고강령으로 선포하는 선언을 했다는 것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의 '2월의 선언'이 "당 건설 위업과 혁명위업 수행에서 거대한 역사적 의의를 가지는 일대 사변"이었다고 평가하면서,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가 김정은 총비서에 의해 더 높은 단계로 심화발전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김정은에 의해 심화발전됐다는 더 높은 단계는 무엇일까요?

바로 '김일성-김정일주의'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위대한 수령님들의 혁명사상을 김일성-김정일주의로 정식화하시고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조선노동당의 최고강령으로 선포"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일성주의를 확장시켜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도록 만든 것이 김정은의 업적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칭송이자 궤변인 셈인데, 이러한 궤변에서 한 가지 확실히 알 수 있는 점은 있습니다. 김정은이 자신의 권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절대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일성 일가를 지칭하는 이른바 '백두혈통'을 신성불가침의 절대영역으로 만드는 것이 김정은의 권력 유지와도 직결되는 만큼, 김정은은 김일성-김정일 절대화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최근 김일성-김정일 업적 부정하기도

그런데, 김정은의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이와는 다소 다른 결의 움직임이 관찰되기도 합니다.

김정은은 올해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교전국 관계로 규정하고 민족, 통일과 관련된 것들을 없애라고 지시했습니다. 대표적인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폐지하고 북측 민화협 등을 해체하는가 하면, 남북 연결 통로인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에 지뢰를 깔아 남북 간 통행이 불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평양 남쪽에 있는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까지 없애 버렸습니다.

평양 남쪽에 있다 최근 해체된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
'조국통일 3대헌장'은 7·4 남북공동성명과 고려연방제통일방안, 전민족대단결10대강령을 말하는 것으로 김일성의 통일 관련 업적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상징하는 기념탑을 해체했다는 것은 김일성의 업적을 없애버렸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남북관계를 청산한다는 명목으로 김일성의 업적까지 부정해 버린 것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김정은은 김정일의 업적도 허물고 있습니다.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각각 연결하는 남북 간 통로로 김정일 시대 남북교류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김정은은 이 도로들에 지뢰를 깔아 아예 쓸 수 없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김정일의 업적을 부정해 버린 셈입니다.

몇 년 전에는 이보다 더한 일도 있었습니다. 김정은이 금강산을 현지지도한 내용이 2019년 10월 23일 북한 매체들을 통해 보도됐는데, 김정은이 김정일 시대의 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한 것입니다.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하여 금강산이 10여 년 간 방치되어 흠이 남았다고, 땅이 아깝다고, 국력이 여릴 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고 심각히 비판하시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내도록 하고"
<조선중앙통신, 2019년 10월 23일>


2019년 10월 금강산을 현지지도한 김정은
금강산관광은 김정일 시대의 대표적인 대남정책입니다. 그런데, 김정은은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 '선임자들의 의존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는 말을 써가며 김정일 시대의 금강산관광 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아버지의 생전 업적을 대놓고 부정한 것입니다.
 

김정은, 국가 상징까지 건드려

김일성과 김정일의 업적까지 부정하고 있는 김정은은 최근에는 국가의 상징까지 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애국가의 가사를 바꿔버린 것입니다.

김정은은 지난달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없애버려야 한다며 '삼천리 금수강산', '8천만 겨레'와 같은 말을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습니다. 이후 북한에서 한반도의 남쪽을 지도에서 삭제하고 통일이라는 용어를 없애는 작업들이 계속되고 있는데, 북한 애국가에 있던 '삼천리'라는 가사까지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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