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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사서 비싸게 쪼개기…"모두 한통속"

<앵커>

이 부동산 업체들은 싼값에 땅을 사서 비싸게 되팔아 수십억의 차익을 올린 걸로 추정되는데요. 저희가 취재해 봤더니 앞서 보셨던 컨설팅 업체나 땅을 싼 값에 넘겨준 법인 모두 가족이나 임원으로 관계가 얽혀 있었습니다.

이어서 민경호 기자입니다.

<기자>

A 씨의 아들이 부동산업체로부터 산 땅은 그전에는 한 농업법인의 소유였습니다.

해당 농업법인은 지난 2019년 말과 20년 초 세종시 송정리와 와촌리에 있는 8만 6천 제곱미터의 땅을 사들인 뒤 부동산 업체 네 곳에 넘겼습니다.

송정리 땅은 제곱미터 당 1만 원에서 2만 원에 부동산 업체로 넘어간 뒤 이후 130여 명에게 24만 원에서 31만 원에 팔렸습니다.

제곱미터 당 13만 원에서 30만 원에 넘어간 와촌리 땅은 70만 원에서 84만 원에 개인 20여 명에게 팔려나갔습니다.

모두 지분거래 형태였습니다. 

[오성범/감정평가사 : 갑자기 큰돈을 주고 토지를 사라고 하면 아무도 살 사람이 없을 테니까 '이거 쪼개서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고 홍보하는 거죠.)]

농업법인이 땅을 사는 데 든 돈은 20억 원 정도였지만 개인들에게 팔린 금액은 모두 70억 원이 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농업법인과 땅을 산 4개 부동산 업체의 임원을 확인했더니 서로 관계가 얽혀 있었습니다.

농업법인 대표와 한 부동산 업체 대표는 거주 주소지가 같았고, 부부가 두 부동산 업체에 각각 대표로 돼 있기도 했습니다.

취재진에게 땅 구입을 권유했던 컨설팅 업체 대표도 부동산 업체 한 곳의 감사였습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대표 : (관계 회사의 땅을 파신 것 아닌가…) 아니 거기(관계 회사)서 의뢰를 해서 인연이 돼가지고 내가… 거기서 (판매) 해달라고 했는데….]

컨설팅 업체 대표는 가격에 대해서는 인근에 산업단지가 들어오는 만큼 적정한 수준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산단이 승인된 후에도 같은 용도지역으로 설정된 임야의 실거래가는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투자 목적으로 토지를 구입할 때는 "값이 오를 것"이라는 말만 믿어서는 안 되고 현장과 자료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최혜란, 디자인 : 김정은·조수인, VJ : 김종갑)

▶ '호재' 믿으라는 전문가…그렇게 산 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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