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도시 숲' 만들기 유행…관리는 '뒷전'

<앵커>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일석이조 효과에 지자체마다 도시 숲 조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서 만들어 놓고도 편의시설은 부족하고 기본적인 관리도 뒷전인 모양새입니다.

신혜지 기자입니다.

<기자>

모음 하나가 빠져 있는 빛바랜 표지판.

이마저도 없었다면 일부러 돈 들여 만든 산책로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작정하고 버린 듯한 폐가구에 곰팡이가 핀 거뭇거뭇한 벤치까지, 관리의 손길은커녕 시민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입니다.

직선거리 200m가량의 이 메타세쿼이아 산책 숲을 직접 걸어보겠습니다.

산책 숲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제가 이 숲을 걸어본 10여 분 동안 마주친 방문객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최근 조성된 도시 숲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휴식 공간이라고는 벤치 몇 개가 전부인데 이마저도 성하지 않고, 편의시설 역시 있으나 마나 한 임시 화장실이 전부입니다.

[황현호/북구 연암동 : 회사는 차 가지고 다니고 여기로 걸어 다니는 사람 잘 없어요. 뭐 볼 게 있어야 오죠. 안 그래요?]

이곳은 산책로로 이어지는 출입구지만 그 어디에도 길을 안내하는 표지판을 찾아볼 수 없는데요.

길 건너편으로 이어지는 이 출입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밤이 되면 가로등 하나 없어 동네 공원만 못합니다.

온산공단 11개 구간의 유휴지를 숲길로 탈바꿈해 '그린웨이 도시 숲'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곳.

지금은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에 당초 조성 취지였던 공단 근로환경 개선은 고사하고 무질서한 분위기만 덧대어졌습니다.

[온산공단 근로자 : 청소도 해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다 보니까 겉으로 봤을 때 보기는 안 좋죠.]

애써 조성해 놓은 도시 숲 관리는 뒷전인데 각 구·군마다 예산 수억 원을 투입하는 추가 조성 계획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디자인 : 김영관 UBC, 구정은 UBC)

UBC 신혜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