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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연애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건 정치가 아니라 야망일지도

[뉴욕타임스 칼럼] When It Comes to Dating, Ambition Might Matter More Than Politics, By Jessica Grose

뉴욕타임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제시카 그로스는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다.
 

지난번 뉴욕타임스 칼럼을 통해 30세 이하 미국인의 연애사에 정치가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지를 올린 후 들어온 답변 247건을 모두 읽어보았다. 그 결과 낭만적 경험을 묘사하면서 경제학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됐다. 특히 "희소성(scarcity)"이라는 단어는 연애 경험에서 중요한 요인으로 여러 차례 등장했다.

뉴욕에 사는 매우 진보적인 한 남성은 프로필에 "온건파/중도"라고 쓴 사람이라면 만나 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불공평한 기준일 수도 있지만, 데이트 시장은 좌편향이 심하기 때문에 스스로를 중도로 보는 사람까지 만나 교류하며 직접 성향을 파악해 볼 만큼 (진보 성향 데이트 상대가) 희소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반면 덴버에 거주하는 진보 성향의 여성은 정반대 처지였다. 진보 성향의 남성이 희소하다 보니, "해로운 관계인 줄 알면서도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한 연애 상대가 있었는데, 민주당을 지지하는 남자를 (이 남자가 아니면) 다시는 못 만날 것 같아서 그랬다"고 썼다.

나는 설문 결과를 보며 사람들이 정치에 관해서라면 연애 시장에서도 합리적인 존재가 되는 경향이 있으며, 연애에 관해서라면 미국 전역에 진보와 보수가 총 몇 명이냐보다 이들이 어떻게 분포되어 있고, 이른바 어떠한 국지적인 미스매치가 일어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

다시 말해, 나와 정치 성향이 비슷한 사람이 많은 대도시에 산다면 생각이 다른 사람을 얼마든지 걸러낼 여유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좁은 지역, 또는 여러 정치 성향이 혼재하는 지역에 살고 있다면 까다롭게 굴다가는 데이트 상대의 풀 자체가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브루클린을 예로 들어보면, 민주당원 수가 공화당원의 8배에 달한다. 브루클린에 사는 진보 성향 싱글이라면 미국 전체를 볼 때 남성이 보수적일 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뉴요커가 앨라배마나 와이오밍에 사는 사람과 만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청년층에서 남녀 간 정치적인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반박하는 정치학자들도 있다는 점은 언급하고 넘어가야 하겠다. 또 30세 이하 남녀 모두 과거보다 진보적인 성향을 띤다는 데이터도 존재한다.)

정치와 연애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나의 가설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가 있는지 문의했다. 물론 내 설문조사에 응한 뉴욕타임스 독자들이 미국을 대표하는 집단이 될 수 없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했다. 여러 가지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이렇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진지한 관계를 맺을 때 다양한 면에서 나와 비슷한 사람을 원한다. 이를 '동종 선호(homophily)'라고 한다.

그러나 정치 성향은 '동종 선호'에서 고려되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교육 수준, 종교, (각자의 정의가 다르겠지만) 매력도, 인종 역시 사람들이 파트너를 찾을 때 고려하는 요소다. 만약 정치 성향이 비슷한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환경에서 연애 상대를 구하거나 애초에 정치 성향을 그다지 중시하지 않는다면, 다른 요소에 가중치를 더 둘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서 정치경제학을 가르치는 닐 마호트라 교수는 공저자 그레고리 휴버와 정치적 동종 선호와 온라인 데이팅을 주제로 한 논문을 발표했는데, 온라인 데이팅 플랫폼에서 정치 성향을 공유하는 사람과 관계를 맺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 성향의 중요성은 "나이나 종교 같은 요소보다 훨씬, 훨씬 더 작았고, 교육 수준보다도 덜 중요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마호트라와 휴버가 사용한 데이터가 온라인 데이팅과 정치 지형의 변화를 고려하면 상당히 오래된 2010년의 것이라는 점, 그리고 이성 파트너를 찾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정치가 "사람들의 선택을 좌우하는 여러 가지 요소를 압도하지는 않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자신이 속한 연애 시장에서 정치 성향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에 온라인 데이팅만이 미치는 특수한 영향도 있을 것이다. 마이애미 대학교 정치학과장 케이시 클로프스타드 교수는 정치를 온라인 데이팅 참여자들의 "깃털"이라고 표현한다. (깃털이 같은 새들이 한데 모인다는 "Birds of a feather flock together." 속담을 인용한 비유) "정치 성향을 프로필에 쓴다는 것 자체가 그 사람이 정치 성향을 중시하고 비슷한 성향의 상대를 찾는다는 것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클로프스타드 교수는 "프로필에 정치 성향을 적는 사람들이 대체로는 정치 참여도가 높은 사람들"이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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