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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야권 지도자의 석연치 않은 죽음, '푸틴 배후설'이 나오는 세 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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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선이 유력한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두고, 한 사람의 죽음이 연일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바로,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혀온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입니다. 러시아 북부 시베리아 감옥에서 47살의 나이로 숨진 나발니를 두고, 그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등 러시아 곳곳에서 나발니의 죽음을 추모하는 수백 명이 현지 경찰에 연행되는 일도 있었지만, 러시아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추모의 물결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 행정부를 포함한 서방 국가들을 중심으로 규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ㅣ 미 국무장관 
"나발니의 죽음은 푸틴과 그 정부의 엄청난 잔혹성을 상기시켰습니다." 

나발니와 푸틴이 어떤 관계이길래 이렇게 큰 파장이 이어지고 있고, 이 죽음의 배후에는 왜 푸틴 대통령이 거론되는 걸까요? 

 

인권변호사 출신 '푸틴의 저격수'

나발니라는 사람은 1976년 모스크바 인근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한 뒤 인권변호사로 활동해 온 인물입니다. 2013년 모스크바 시장 선거에 출마해 2위를 차지했고, 2018년 대통령 선거에는 결과적으로 과거 횡령 혐의의 유죄 판결 탓에 출마는 못했지만, 대선 주자급의 야권 정치인으로 존재감을 키웠습니다. 그는 러시아 국영기업, 러시아 고위 관료들의 부정부패를 낱낱이 고발하면서 명성을 얻게 됐는데, 특히 푸틴 대통령을 정조준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례 중 하나가 바로 이겁니다.  
 
알렉세이 나발니 (지난 2021년) 
"오늘은 정부에서 가장 부패한 관리의 '궁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처음부터 현재까지 이 유명한 곳의 유일한 진짜 주인은 블라디미르 푸틴입니다."

나발니의 조사팀은 3년 전 흑해 인근의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겔렌지크'로 가서 경찰 몰래 드론을 띄우고 1조 5천억 원 상당의 초호화 리조트를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수목원과 온실, 헬기장, 아이스하키 링크 등 한눈에 봐도 으리으리한 초호화 리조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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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 본관 크기만도 서울시청의 2배가 넘는데, 나발니 측은 이 초호화 리조트의 공사 비용을 국영기업과 친 푸틴 기업가가 댔다는 점, 그리고 삼엄한 각종 보안과 경비, 인근 해역 항해 제한 등을 근거로 이 리조트가 푸틴의 소유라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이 영상이 공개된 후 "거짓말"이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지만, 러시아 내부에서도 사실일 개연성이 크다는 여론이 제기되는 등 푸틴으로선 일격을 당한 이후였습니다. 

이후 나발니는 여러 차례 의문의 테러를 당하며 죽음의 고비를 넘깁니다. 이후 횡령, 극단주의 선동, 사기 등의 혐의로 3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은 그는 지난해 12월에 혹독한 환경으로 '북극의 늑대'로 불리는 제3교도소로 이감된 상태였습니다. 

 

'푸틴 배후설' 나오는 3가지 이유

이번 나발니의 죽음 배후로 푸틴 대통령이 거론되는 이유는 크게 3가지입니다. 첫째, 실제 나발니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대목이 많다는 점입니다. 나발니는 사망 전날인 15일까지만 해도 판사에게 농담을 건넬 정도로 멀쩡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나발니 측 변호사도 "이틀 전 나발니를 면회했을 때는 모든 것이 괜찮았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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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연방교정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쓰러져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며 '돌연사 증후군'이라고 유족, 변호인 측에 통보했고, 시신은 검시가 모두 끝나야 넘겨받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교정당국이 유족 측에 시신을 즉각 넘기지 않는 것을 두고서도 그의 암살 가능성에 대한 의심이 커지고 있는데,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배출한 러시아의 독립 매체인 '노바야 가제타'는 나발니의 시신이 시베리아 북부 병원에 안치돼 있고, 시신에서 다수의 멍 자국들이 발견됐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나발니의 죽음 발표가 지나치게 신속했던 점도 의혹을 키우고 있습니다. 교도소 측은 현지 시각 16일 오후 2시 19분 그의 사망을 발표했는데 이는 공식 사망 시점에서 불과 2분 후에 나온 발표였습니다. 노바야 가제타는 나발니와 같은 교도소 수감자들이, 이미 당일 오전 10시에 나발니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공식 사망 시점까지 4시간 동안 그의 사망을 발표하기 위한 모종의 준비가 벌어졌다는 뜻이 됩니다. 
 
이 매체는 또 나발니 사망 이틀 전 정체를 알 수 없는 차량 여러 대가 교도소에 들어왔다고 전했고, 영국 일간지인 더타임스는 인권단체인 굴라구넷을 인용해, 러시아 연방교정국(FSIN) 지부 보고서에 이틀 전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 (FSB) 당국자들이 해당 교도소를 방문해 일부 보안 카메라와 도청 장치 연결을 끊고 해체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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