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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삽도 못 뜬 사업장들…PF 구조조정 지지부진

<앵커>

부동산 PF 사업장 부실 우려에 금융당국은 위기가 확산되지 않도록 PF 구조조정을 미루지 말라며 연일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을 취재를 해보니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안상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회현동 삼부빌딩, 지난 2021년 한 자산운용사가 1천100억 원에 매입한 후 분양형 오피스텔 사업을 추진했지만,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공사한다고 펜스는 쳐놨잖아요?) 오래됐어, 그건. 1년 넘었어.]

브리지론의 본PF 전환에 실패했고, 결국 지난해 다른 자산운용사에 팔렸습니다.

처음 공매에 나왔을 때 가격은 2천100억 원이 넘었지만 7차례가 넘는 유찰 끝에 1천22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자산관리공사를 통해 1조 펀드를 조성해 부실PF 사업장의 새주인을 찾아주는 사업, 지금까지 성공한 건 이 사업장 단 한 곳입니다.

그나마 가격을 반값 이하로 떨어뜨린 덕분에 가능했던 것으로, 사업자와 금융기관 간 가격에 대한 시각차가 커 전체적으로 진행 속도가 저조합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주택 개발 사업 단지도 최근 대주단 내에서 매각 논의가 이뤄졌지만 가격 등 이견에 무산됐습니다.

[금융권 관계자 : 금리도 많이 올랐고 공사비도 많이 오르다 보니까 기존에 투입하셨던 비용을 전부 다 보전해 드릴 수 없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일부 할인을 해야 하는데 할인의 어떤 간극이 생기는 것(같습니다.)]

당국은 금융기관이 좀 더 받아내려 만기를 연장하며 부실을 뒤로 미룰 경우 추후 충격이 커질 걸로 보고, 대손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아 손실로 인식하라고 강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그럼 싸게 내놓을 수 있고 사업성이 개선되니 매수자가 PF 사업을 이어가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실적이 저조해 충당금 쌓을 여력이 떨어지는데, 경공매가 늘어날 경우 후순위로 밀려 손실은 더 커질 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김진유/한국주택학회 명예회장 : 사업이 굴러갈 수 있는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퇴출 시켜버리면 그 사업을 하면서 들였던 브리지론 같은 경우도 다 못 받죠. 부실 채권이 되는 거죠.]

또 지나친 속도전은 알짜 사업장 위주의 구조조정을 가져와, 부실 사업장은 더 뒤로 밀리는 부작용도 낳을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해, 디자인 : 최하늘,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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