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한국, 미중 갈등에 손해 볼 때 양쪽에 '어부지리' 얻은 나라는?

<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최근 세계 경제가 점점 '블록화'되고 있다, 이런 분석이 많죠. 이 블록화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네요?

<기자>

우리나라 입장에서 다른 나라랑 무역할 때 거리에 있어서는 크게 2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겠죠.

먼저 지리적 거리입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거리는 1천 킬로미터 정도, 가장 가까운 축에 속합니다.

사실 세계가 완전한 자유무역을 한다면 거리 측면에서는 이 지리적 거리가 아주 중요할 겁니다.

비슷한 물건이면 가까운 데랑 사고파는 게 운송비용도 덜 들고 편하니까요.

그런데 지정학적 거리, 두 나라가 얼마나 동맹이고 얼마나 정치사회적으로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나를 보자면 가장 가까운 사이를 0 가장 먼 사이를 10으로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는 거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미국과 훨씬 더 가깝다는 겁니다.

지척에 있는 중국과는 8 수준으로 별로 친하다고 할 수 없는 사이가 되고요.

중국과 미국의 거리는 거의 10 가장 먼 사입니다.

그리고 이 지정학적 거리가 점점 더 지리적 거리보다 무역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매킨지의 연구소에서 최근에 발간한 보고서의 분석입니다.

이 지정학적 거리를 판단한 매킨지의 기준은 2005년에서 22년 사이에 유엔 총회에서 시행했던 여러 안건들에 대한 투표 중에서 미국 국무부의 기준으로 중요 투표에 속했던 201건의 결과를 바탕으로 수치화한 겁니다.

구체적으로 2017년 이후 미중 무역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한 최근 7년 사이에 지정학적 거리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고 또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를 관측했습니다.

<앵커>

어제 일본 증시의 상승 행진도 미중 갈등 영향이 있다고 전해 드렸죠. 두 나라 영향이 참 큽니다. 그런데 우리와 중국의 교역은 많이 줄어들고 있잖아요.

<기자>

중국의 세계와 하는 상품 교역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 지난 7년 동안 2% 포인트 감소했다는 게 매킨지의 분석입니다.

우리보다 일본과의 교역 비중이 전체적으로 더 줄어들었습니다. 2.5% 포인트.

그리고 미국과는 3.8% 포인트 나 축소됐습니다.

그런데 전체 교역에서 수출과 수입을 나눠서 보면 중국의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습니다. 3.8% 포인트.

반면에 중국의 수출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0.4% 포인트 밖에 줄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상당히 큰 폭의 감소지만 중국과의 교역에서 특히 타격을 받은 건 우리의 수출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미국의 제재로 중국에 들여가지 못하는 첨단 반도체 같은 제품들도 여기에 포함되겠지만요.

중국이 미국의 제재 속에서 전에는 우리에게서 사가던 제품들을 어떻게든 중국 입장에서의 국산화, 중국 자발적으로 한국제품 수입 비중을 줄여가는 부분도 상당히 큰 걸로 최근에는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중국으로의 수출에 타격을 받을 동안, 최근 미중 무역갈등에서 미국과 중국 양측으로의 교역이 두드러지게 늘어나는 나라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베트남입니다. 베트남은 사실 우리와 달리 미국과의 지정학적인 거리가 우리와 중국만큼 먼 걸로 분석됩니다. 8.5 정도입니다.

하지만 중국의 대체를 찾고 있는 미국의 이해와 맞아떨어져서 미국의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포인트나 늘었습니다.

아직까지는 미국이 중국에 물리는 관세나 제재 때문에 중국에서 대부분 조립이나 공정이 끝난 제품을 베트남에 가져가서 마지막 단계 정도만 거쳐서 미국으로 가져가는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게 베트남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거고, 베트남은 중국과의 투자나 교역 관계도 깊어지고 있어서 지금 구도에서 그야말로 어부지리를 얻고 있는 걸로 꼽힙니다.

<앵커>

앞으로 무역에서도 동맹의 중요성, 또 거리의 중요성이 더 중요해질 거다. 이런 관측이 나오죠. 이건 왜 그런 겁니까?

<기자>

특히 지금 구도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이 지정학적으로 가깝지 않은 나라들과의 무역을 상당히 줄이고, 또 특정한 나라와 너무 교역이 집중되지 않게도 신경 써온 걸로 나타납니다.

그 얘기는 앞으로도 지금 같은 구도가 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특히 미국 진영과 중국 진영이 점점 더 멀어지게 되면 세계의 총생산은 1.5%에서 최대 7%까지도 줄어들 수 있을 걸로 봤습니다.

참고로 코로나 시기 2020년 세계 경제가 강타당했을 때 그때 줄어든 정도가 5% 정도입니다.

특히 한국과 호주, 그리고 일본 같은 나라들의 타격이 더 클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다양한 상황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들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