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46억 횡령 뒤 해외 도피' 건보공단 팀장 구속 기소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의 횡령 사건 피의자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춘천지검 원주지청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사전자기록위작, 위작사전자기록행사 혐의로 최 모(46) 씨를 어제(13일) 구속 기소했습니다.

최 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관리팀장으로 재직하며 총 46억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습니다.

그는 2022년 4∼9월 국민건강보험공단 내부 전산망을 조작하는 등 18차례에 걸쳐 총 46억 원을 횡령한 뒤 해외로 도피했습니다.

횡령한 자금은 가상화폐로 환전해 범죄 수익을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건보공단은 2022년 9월 최 씨를 경찰에 고발하고, 민사 소송으로 계좌 압류·추심 등을 진행해 지난해 횡령액 46억 원 중 약 7억 2천만 원을 회수했습니다.

경찰은 최 씨가 필리핀으로 도피한 사실을 파악하고 인터폴 적색수배서를 발행했습니다.

동시에 수사관서인 강원청 반부패수사대와 코리안데스크(외국 한인 사건 전담 경찰부서), 경기남부청 인터폴팀으로 구성된 추적팀을 편성해 1년 4개월간 최 씨의 뒤를 쫓은 끝에 지난달 9일 마닐라 고급 리조트에서 최 씨를 검거했습니다.

같은 달 17일 국내로 송환돼 취재진 앞에 선 최 씨는 횡령 혐의를 인정한다면서도 빼돌린 돈의 행방에 대해서는 침묵했습니다.

또 단독 범행임을 주장하며 "회사와 국민에게 죄송하다"고 했습니다.

최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은 돈의 행방에 대해 "선물 투자로 다 잃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 등으로 많은 채무를 부담하게 되자 채무 변제, 가상화폐 투자 등을 위해 이같이 범행했습니다.

검찰은 나머지 횡령금의 사용처와 도피 과정에 대해 추가 수사를 이어가는 한편 범죄 수익 환수에도 힘쓰겠다는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