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 조사 결과 내가 회사를 쉬면, 다른 사람들의 일이 늘어나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쓰는 게 어렵다는 답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풀 방법은 없을지, 저희가 같은 업종에서 일하는 두 사람의 사례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봤습니다.
이 내용은 신용식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IT 업체에 종사하는 A 씨는 6개월 된 아이의 아빠입니다.
[A 씨 : 힘들게 일을 하다가도 집에 와서 (아이가) 딱 웃는 모습 보면 너무 좋죠.]
양가의 육아 도움을 받기 어려워 육아휴직을 사용하려고 했지만, 고민 끝에 결국 포기했습니다.
[A 씨 : 다른 사람들은 제가 뭘 하는지 정확히 모르거든요. 다른 사람한테 내 일을 넘겼다, 그러면 팀원 분들한테 너무 민폐인 거죠.]
고용노동부가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를 조사해봤더니, "동료에게 업무가 가중된다"거나, "사용할 수 없는 조직 문화"를 꼽은 응답자가 3명 중 2명이나 됩니다.
육아휴직이 법으로 보장돼 있더라도 다른 동료에게 업무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육아휴직 사용을 주저하게 만든 겁니다.
역시 IT 업체에 다니는 34살 이우영 씨는 두 번째 육아휴직을 앞두고 있습니다.
처음에 이 씨도 업무를 나눠 맡을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회사에서 묘안을 내놨습니다.
팀원들에게 일을 나눠준 대신, 이 씨 월급 절반 정도를 인센티브로 제공하기로 한 겁니다.
[이우영 : 누군가 제 업무를 이렇게 나눠서 해야 하는 건데, 팀에서도 너무 잘해주시고 회사 차원에서 보상도 해줬어요. 너무 마음 이 좀 편안했어요.]
회사 입장에서는 대체 인력을 찾을 수 있는 플랫폼 등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냈습니다.
[김성철/이우영 씨 회사 대표 : 대체 인력을 좀 쉽게 편하게 뽑고 하려면, 그런 분들의 풀 같은 것을 나라에서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휴직자가) 좀 덜 미안하게 채용하고.]
회사가 유연 근무제 사용을 독려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책 중 하나입니다.
[허재준/한국노동연구원장 : 근로시간을 유연하게, (혹은) 재택근무하는 시간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어떨까. 소득 줄어드는 것도 방지할 수 있고….]
육아휴직이 필요한 사람들의 부담감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업 문화와 시스템까지 갖춰져야 제도가 정착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하 륭,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방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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