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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 안정 침탈한 중대 범죄"…1심서 징역 15년 최고형

<앵커>

수많은 피해자를 냈던 대규모 전세 사기 사건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인천에서 148억 원대 전세 사기를 벌인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남 모 씨에게 1심에서 징역 15년이 선고됐습니다. 15년은 사기죄의 법정 최고형입니다. 재판부는 피해자 가운데 4명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며, 생존의 기본 요건인 주거 환경을 빼앗은 중대한 범죄라고 말했습니다.

첫 소식, 최승훈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베란다 난간에 '임의 경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주택 대부분이 경매에 넘어간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 아파트입니다.

남 모 씨는 지난 2021년부터 1년여 동안 이 아파트를 비롯해 자신이 보유한 주택 2천700여 채를 임대하면서 거액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191명이 떼인 전세보증금만 148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법원은 오늘(7일) 남 씨에게 사기죄 최고 형량에 해당하는 징역 15년에 추징금 115억 5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남 씨와 공모해 피해자들을 속인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등 9명에게는 각각 징역 4∼1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생존 기본 요건인 주거 안정을 침탈한 중대 범죄"로 규정했습니다.

특히, 이 사건으로 피해자 4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도, 남 씨 등은 국가나 사회가 해결해야 한다며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다고 질책했습니다.

또,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 노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범행해 동기나 수법이 매우 불량하고, 가로챈 전세보증금은 피해자들의 전 재산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안상미/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원장 : 보증금으로 받았던 그 재산들 모두 회수해서 피해자들에게 돌려주실 수 있기를 재판부에, 수사기관에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선고공판 직전 남 씨 측은 공정한 판단을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법관 기피를 신청했는데, 재판부는 재판을 지연하려는 의도로 보고 예정대로 선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이상민, 디자인 : 이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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