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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긴장 고조시키는 북한, 전쟁 따윈 진짜 두렵지 않은 걸까

[교양이를 부탁해] 김정은 체제 무너뜨리는 방법 ① - 안정식 SBS 북한전문기자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2024년 새해가 밝아오면서 북한의 대남 공세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난해 말에 북한이 2023년 한 해를 결산하는 노동당 전원회의라는 걸 열었는데요. 거기서 김정은이 뭐라고 했냐면 '남북관계는 적대적인 교전국 관계' 다시말해 전쟁 중에 있는 상태라고 얘기했습니다. 무력 통일을 준비하라 이런 얘기도 했고요. 또 특이한 점은 진보든 보수든 다르지 않다. 즉,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흡수통일을 지향하는 데 있어서는 진보든 보수든 똑같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아티클입니다>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뭐라고 했느냐, 대한민국은 주적이라는 것을 헌법에 명기해야 된다라고 얘기했고요. 전쟁 시에 대한민국을 점령해서 북한 영역에 편입해야 한다 이런 상당히 공격적인 언급도 했습니다.
 
15일 조선중앙TV (김정은 시정연설)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을 (헌법의) 해당 조문에 명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남북관계 단절 조치에 나서기 시작했어요. 경의선과 동해선의 남북 연결도로에 지뢰를 설치하고 있고요. 백령도 연평도 부근에서 연일 포사격 훈련을 하기도 했습니다. 비무장지대 초소, GP라고 그러죠, 남북 신뢰 조성 차원에서 몇 군데를 파괴했었는데 여기를 콘크리트로 다시 복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의 깊게 봐야 될 부분은 경의선과 동해선 도로에 지뢰를 설치하고 있다는 거예요. 지금 남북 상황을 보시면 다 아시다시피 남북이 휴전선으로 가로막혀 있죠. 철조망과 지뢰로 깔려서 남북이 왔다 갔다 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남북 화해와 교류가 진전되면서 경의선과 동해선에 도로와 철로를 뚫어서 사람이 왔다 갔다 하고 물자가 왔다 갔다 하게 했었잖아요. 근데 그 부분에 지뢰를 설치한다는 것은 앞으로도 남한의 정권이 바뀌어도 더 이상 남북 교류는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윤석열 정부가 보수 강경 정부이기 때문에 남북 대화를 안 하겠다 이런 차원을 넘어서 '남한에서 야당이 정권을 잡아도 더 이상 남북관계는 없다' 이런 메시지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즉, 앞서 진보든 보수든 다르지 않다 이 맥락에서 지금 북한의 조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전쟁 준비? 빗장 걸어 잠그는 북한

북한이 여러 가지 대남 기구들을 정리하고 있는데요. 통일전선부 들어보셨을 거예요. 노동당 내에서 대남 관계를 전담하는 부서였는데 이 통일전선부가 외무성에 편입될 것 같은 양상입니다. 최선희 외무상 주재로 대남기구 폐지 협의회라는 게 열렸는데 리선권 통일전선부장이 그 멤버 중에 하나로 참석을 했어요. 이 얘기는 통일전선부가 외무성 산하로 축소 통합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북쪽의 민화협이라든가 6·15 북측위 같은 대남 기구도 정리를 하고요. 조평통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통일부의 대화 상대였는데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15일 조선중앙TV (김정은 시정연설)
"우리 공화국의 민족역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버려야 합니다."

또 평양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는데 이 평양방송이라는 게 뭐냐, 북한이 남한을 대상으로 내보내는 라디오 방송입니다. 이 부분도 우리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어요. 왜냐하면 평양방송이라는 게 소위 남한의 친북 세력들을 대상으로 북한의 입장을 선전선동하는 라디오 방송을 했고 또 간첩들 대상으로 난수방송을 했던 거예요. 난수방송은 북한 아나운서가 숫자를 몇 개, 몇 개 부르면 간첩들이 열심히 받아 적어서 그걸 가지고 해독을 해서 지령을 수령하는 거였거든요.

남한의 친북세력 대상으로 북한의 입장을 선전선동하고 간첩들한테 지령 내려보내는 평양 방송을 중단시켜 버렸다는 건 '남한과 대화를 안 하겠다' 이런 차원을 떠나서 공작도 안 하겠다. 그러니까 '남북 관계와 관련된 거는 아무것도 하지 마' 이런 메시지를 지금 내보내고 있는 겁니다. 즉, 김정은이 남북관계는 교전국 관계, 적대적인 관계라고 했기 때문에 남한과는 모든 걸 끊겠다 이런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북한 김정은, 진짜 전쟁하려는 걸까

Q. 북한 김정은은 정말로 본격적인 전쟁을 준비한다고 봐야 되는 건가요?

제 주변에도 그런 질문하는 분들 많이 계십니다. 북한이 정말 전쟁을 하자는 거냐 여기에 대해서는 일단은 우리가 군사적으로 철저히 대비를 해야 된다는 걸 전제로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김정은이 정말 전쟁을 하려면 겉으로 전쟁을 한다고 떠벌릴까요? 전쟁을 한다고 계속 떠벌리면 우리도 좀 더 긴장하고 준비할 수밖에 없잖아요. 상대가 철저히 준비한 상태에서 전쟁을 시작한다 뭔가 앞뒤가 좀 안 맞죠? 그렇기 때문에 김정은의 전쟁을 한다는 워딩, 우리가 좀 곱씹어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1월 15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김정은이 뭐라고 했냐면 "적들이 건드리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전쟁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얘기를 했습니다. 즉 김정은도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도 끝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먼저 전쟁을 시작할 생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스프 교양이를 부탁해
그렇다면 북한이 왜 이렇게 긴장을 고조시키느냐는 것인데 일단 생각해 볼 수 있는 게 남한의 4월 총선이 있잖아요. 남한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냐 이런 생각을 해볼 수가 있겠죠. 즉 남북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 윤석열 정부의 보수 강경책 때문에 남북 간의 긴장이 고조됐다 이런 여론이 일어나면서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 않느냐 이런 추론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북한 변수가 남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라는 부분에 대해서 그동안 정치학 쪽에서 상당히 많은 연구가 이뤄졌는데 북한과 남한 선거의 관계는 별로 없다는 게 거의 증명이 끝났어요. 북한이 아무리 위협한다고 그래도 우리 유권자들이 북한 위협 때문에 투표장에 가서 지지 정당을 바꾸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 북한도 이런 상황을 알고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남한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왜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거냐 역시 의문이 남는데 대내적인 이유가 크다고 봅니다. 

 

전쟁보다 더 무서운 MZ세대

지금 북한 정권의 가장 큰 골칫덩어리는 뭐냐, 젊은 세대들이 한류에 빠져서 한국 드라마 보고 한국 노래 부르고 한국말투 따라 하고 이게 가장 큰 골칫덩어리예요.

스프 교양이를 부탁해
북한 여성
"이렇게 하고 나오면 안 됩니까?"

한류에 빠져있다 보니까 당에 대한 충성심이 약해지고 이 때문에 체제가 상당히 이완된다 이런 걱정이 크거든요. 그래서 소위 반동사상문화배격법 들어보셨을 텐데, 이게 남한 영상물을 유포시키면 최대 사형까지 처하는 엄청난 법입니다. 이런 것들을 만들어서 한류 차단에 힘을 쏟고 있는데 단속과 규제로는 한계가 있거든요. 아예 남한을 완전한 적대국으로 만들어서 적대국의 문화를 소비하지 못하도록 즉 한류가 스며들 토대를 완전히 없애버리자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이 이렇게 남북을 완전히 분리시키라고 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될까요? 북한이 요즘 이렇게 나오니까, '그래 우리도 북한 싫어 정말 따로따로 살자' 이렇게 반응하는 분들이 많이 있죠.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가는데 그렇게 반응하면 김정은의 의도에 정확히 말려 들어가는 겁니다. 김정은은 남북 주민들을 적대적으로 만들어서 북한 주민들이 더 이상 한국 드라마 못 보게 하는 게 목적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남북이 같은 민족이다 동족이라는 걸 강조해야 됩니다. '우리는 동족이고 북한 주민들이 어려우면 우리가 도와줄 수 있다' 이런 얘기를 지속적으로 발신해서 북한 주민들이 남한에 대해서 거부감을 갖지 않고 남한 문화를 계속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시점입니다.

스프 교양이를 부탁해
집권 초기 김정은과 지금 김정은의 스탠스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지금 김정은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어쨌든 4대 세습 5대 세습을 계속해야 되는데 젊은 세대들의 사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죠. 나의 왕국을 유지하려면 젊은 세대들의 사상을 바로잡아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외국 문화를 못 보게 하는데, 외국 문화 중에 가장 위협적인 게 한국 문화입니다. 왜냐하면 남한 문화는 북한 사람들하고 정서가 비슷하기 때문에 가장 빨리, 가장 깊숙이 스며들 수가 있어요. 그래서 외국 문화 중에서도 한국 문화를 가장 적대적으로 경계해야 될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겁니다.

 

과연 백두혈통은 무너질 수 있을까

스프 교양이를 부탁해
이렇게 우리를 계속해서 피곤하게 하는 김정은 정권이 과연 무너질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한번 던져볼게요. 체제가 무너지는 건 크게 보면 내부 또는 외부로부터의 압박에 의한 붕괴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가 있습니다. 먼저 내부로부터 무너질 가능성 한번 보겠습니다. 가장 일반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방식이 군부 쿠데타죠. 여전히 저개발국에서 가끔씩 일어나는 군부 쿠데타. 즉 군부의 지도자급들이 병력을 동원해서 지도자를 무너뜨리는 게 가장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쿠데타가 일어나기 어려운 나라예요. 왜냐하면 북한 군 내에는 소위 당 조직의 간부들이 일일이 파견돼 있어서 야전 군인들이 혹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은지 일일이 감시하고 있거든요. 북한 군 내에 당 조직을 총괄하는 곳이 총정치국이라는 곳인데, 이 총정치국은 사단 연대급뿐만 아니라 중대 단위까지 지도원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간부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일일이 감시하고 있어요. 쿠데타라는 게 일정 정도의 병력을 동원해서 움직여야 반란이 가능한 거잖아요. 최근 12·12 반란 다룬 영화 <서울의 봄> 보신 분들 많을 텐데 거기서도 반란군이 직접 병력을 움직이지 않습니까? 그래야 쿠데타가 되는 건데 북한은 원천적으로 그게 불가능한 나라입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쿠데타는 거의 일어나기 어렵다고 보는 게 정석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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