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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집어삼킨 산불…사망자 최소 112명 · 수백 명 실종

<앵커>

남미의 칠레에서 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번지면서 희생자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숨진 사람이 100명을 넘었고, 실종자도 수백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김영아 기자입니다.

<기자>

시뻘건 화염 사이로 눈발처럼 휘날리는 불티 속을 달리며 버스기사가 외칩니다.

[진정! 진정! 모두 진정하세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현지 시간 지난 2일 칠레 중부 페뉴엘라 호수 인근에서 시작된 산불은 최대 풍속 시속 60km에 달하는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민가 쪽으로 번졌습니다.

화마는 중부 내륙을 집어삼킨 뒤 인구 100만의 발파라이소와 비냐델마르 등 해안 휴양도시로 향하고 있습니다.

비냐델마르 외곽은 이미 마을 전체가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세르히오 에스페호/비냐델마르 주민 :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이곳은 제 공장이었고 집이었습니다. 모든 게 사라졌습니다. 인생 전체가 사라진 겁니다.]

군부대와 헬기가 동원돼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은 도심 아파트 단지 턱밑까지 번진 상태입니다.

칠레 당국은 주민 대피령을 내렸습니다.

이번 산불로 지금까지 최소 112명이 숨졌고, 주택 1만 4천여 채가 파손됐습니다.

실종자도 수백 명에 달해 희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500명 넘는 사망자가 났던 2010년 대지진 이후 칠레 역사상 최악의 재난입니다.

[가브리엘 보리치/칠레 대통령 : 지금 가장 시급한 건 부상자들을 돕고 남은 불을 진압하는 것입니다.]

외교부는 한국인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남미 서쪽을 강타한 이상 고온에 극심한 가뭄까지 겹치면서 지난 사흘 새 칠레 전역에서는 165건의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이 중 최소 4건은 거의 동시간대 발생해 당국은 방화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병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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