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유튜버가 세상을 떠난 자신의 반려견을 복제했다고 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반려 동물을 잃은 아픔을 생각하면 이해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생명 윤리의 관점에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박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고로 숨진 반려견의 유전자를 복제해 복제견 두 마리를 품에 안은 이 유튜버.
복제 비용으로 8천만 원 이상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동물보호단체가 생명 윤리 문제를 제기했고 특히 복제해준 곳이 미허가 업체라며 고발까지 했습니다.
취재팀은 어렵게 이 업체를 찾아 만나봤습니다.
[김주은/반려동물 복제 중개업체 대표 : 해외를 중심으로 복제 에이전시 운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복제를 원하는 고객들을 연결해 주는 곳이다?) 네 맞습니다.]
직접 복제를 하지는 않고 연결만 해주는 중개업체라는 설명입니다.
그렇다면 반려견 티코를 복제한 곳은 어딜까.
취재 결과, 국립 충남대 산하에 있는 바이오 벤처기업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업체 대표는 세계 최초 복제견 스너피를 만든 황우석 연구팀 출신으로, 이건희 회장 반려견 복제, 멸종 위기 얼룩 삽살개 복제 등을 맡았던 국내 대표 개 복제 전문가입니다.
[엠케이바이오텍 관계자 : (티코를 복제한 곳이 엠케이바이오텍은 맞는 거죠?) 맞고요. 그런데 그거 말고는 저희가 말해 드릴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이 업체는 1년에 50마리까지 복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주은/반려동물 복제 중개업체 대표 : 지금 한 달에 최대 4마리 정도 그렇게만 사실 받으려고 해서, 1년에 보면 50마리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죠.]
펫로스 증후군, 즉 반려견을 잃은 상실감이 복제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하는데, 복제하면 원래의 반려견과 똑같을까.
[구본경/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장 : 쌍둥이랑 비교해선 어떻습니까 하면 쌍둥이보다는 좀 다릅니다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고요, 형제보다는 훨씬 비슷합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연구 목적의 동물 실험에 한해 규정돼 있고, 반려견 복제와 같은 상업적 목적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그런데 한 마리의 복제견 탄생을 위해선 난자 제공과 대리 출산을 위해 다른 개들의 희생이 동반되다 보니 생명 윤리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
정부는 반려동물 복제를 규제할지, 그리고 법 개정이 필요한지 살펴보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복제를 전면 규제하기보다는 어디까지 허용할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디자인 : 이민재, 취재PD : 윤 택, 화면출처 : 유튜브 '사모예드 티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