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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6300억 들던 찌꺼기 처리, '이 기술'로 시간 · 돈 다 아꼈다

방사선으로 미생물 찌꺼기 5시간 만에 처리…비료로 재활용까지

감마선을 이용한 하수슬러지 처리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미생물 찌꺼기를 짧은 시간에 대용량 처리하고 비료로 재활용까지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해체기술개발부 임승주 박사 연구팀이 이 같은 기술을 개발했다고 오늘(1일) 밝혔습니다.

일상에서 배출되는 하수는 대부분 미생물을 이용해 정화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미생물 농축 찌꺼기인 '하수슬러지'가 다량 발생해 또 다른 환경오염을 유발합니다. 

2022년 기준 국내 하수슬러지 발생량은 약 447만 톤(t)으로, 이를 처리하는 비용만 연간 약 6천300억 원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현재 국내 하수처리장에서 사용하는 슬러지 처리 기술은 하수슬러지를 또 다른 미생물을 이용해 분해한 후 압착해 처리하는 방식인데, 30일 이상의 긴 처리 시간에도 약 30% 정도만 줄일 수 있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처리했더니, 단 5시간 만에 최대 61.5% 슬러지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미처리된 하수슬러지(왼쪽)와 감마선으로 처리된 하수슬러지(오른쪽)

연구팀은 이 같은 효과를 보인 데에 '감마선'이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사선의 일종인 감마선은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높아 물질을 산화시켜 분해하는 능력이 뛰어난데, 이 특성으로 하수슬러지를 효과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감마선을 노출시키면 하수슬러지 내 미생물 세포가 파괴돼 미생물이 가진 수분과 영양분을 외부로 용출시키는데, 이로 인해 하수슬러지의 부피와 무게는 줄어들고 용출액에는 비료와 탄소 성분이 증가합니다. 

감마선으로 하수슬러지를 분해하는 과정을 도식화한 모습.
용출액을 주지 않은 상추 모종(왼쪽)과 용출액을 비료로 준 상추 모종(오른쪽).

연구팀은 이 용출액을 비료로 활용하는 실험을 통해 상추 생장 속도에도 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입증하면서, 감마선에 노출시킨 용출액이 농가의 복합비료로 재활용되거나 하수처리장의 메탄올을 대체할 수 있는 탄소원으로 사용되는 등 사업화될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기초 기술개발부터 시작해 슬러지 감축 성능에 대한 공인시험을 마쳤고, 현재 3건의 국내 특허 출원까지 마쳐 미국, 일본, 중국 등 국외 특허 출원을 앞두고 있습니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앞으로도 국민 건강과 깨끗한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방사선 강점 기술을 적극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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