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박태준, 장준 꺾고 파리올림픽 출전권 획득

태권도 기대주 박태준(경희대·올림픽랭킹 5위)이 도쿄 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장준(한국체대·3위)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습니다.

박태준은 오늘(1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58㎏급 국내 선발전(3판2승제)에서 1, 2경기를 승리해 올림픽 출전 선수로 선발됐습니다.

박태준이 올림픽에 나서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태준과 장준은 세계태권도연맹(WT) 올림픽 랭킹 5위 안에 들어 올림픽 출전 요건을 충족했으나 한 체급당 1개국 선수만 출전할 수 있는 규정에 따라 국내 선발전을 치렀습니다.

당초 박태준의 승리를 점친 이는 적었습니다.

박태준은 장준과 통산 6차례 맞붙어 모두 패했기 때문입니다.

장준은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태권도의 간판 선수로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릴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습니다.

박태준은 1경기에서 장준을 라운드 점수 2대 1(4-6 12-5 11-9)로 눌렀습니다.

박태준은 1경기 1라운드를 아쉽게 내줬으나 2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몸통 차기에 성공하면서 2점을 얻었고, 20여 초 뒤 뒤차기로 추가 2득점해 4대 0으로 달아났습니다.

이후 6대 5로 추격을 허용했으나 30여 초를 남기고 연속으로 몸통 차기를 성공하면서 라운드 점수 1대 1 균형을 맞췄습니다.

기세를 몰아 3라운드까지 가져왔습니다.

5대 4로 맞선 라운드 종료 30여 초를 남기고 앞발차기로 머리 공격을 성공해 3점을 얻었습니다.

이후 박태준은 몸통 공격으로 추가 2득점 하면서 1경기 승부를 갈랐습니다.

박태준은 2시간의 휴식 시간 후 열린 2경기까지 라운드 점수 2대 1(4-7 4-2 9-7)로 잡아내며 올림픽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2경기 1라운드를 내준 박태준은 2라운드 초반 공격을 주고받으며 2대 2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두 선수는 팽팽한 탐색전을 펼쳤습니다.

박태준은 라운드 종료 11초를 남기고 오른발로 상대 몸통을 찍으며 2점을 올렸고, 그대로 2라운드를 가져갔습니다.

승부는 마지막 3라운드에서 갈렸습니다.

박태준은 라운드 종료 1분 15초 전 연속 공격을 성공해 4점을 먼저 얻었습니다.

그는 5대 3으로 추격을 허용했으나 라운드 종료 25초 전 다시 한번 몸통 공격을 성공해 7대 3으로 달아났습니다.

그리고 장준의 마지막 파상공세를 막아내며 '꿈의 무대' 티켓을 거머쥐었습니다.


박태준은 한성고에 재학 중이었던 2022년 올림픽 랭킹 중하위권 선수들이 출전하는 그랑프리 챌린지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그해 10월엔 처음 출전한 월드그랑프리시리즈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파란을 일으켰고, 지난해 6월 생애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54㎏급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박태준은 장준, 배준서(강화군청) 등 강자들이 차고 넘치는 올림픽 체급, 남자 58㎏ 대신 남자 54㎏급에 주로 출전했으나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체급 조정을 거쳐 도전장을 냈습니다.

이제 박태준의 눈은 '파리'로 향합니다.

한편, 한국은 올림픽 랭킹으로는 남자 58㎏급과 남자 80㎏급, 여자 67㎏초과급 등 단 3개 체급만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습니다.

남자 80㎏급에선 서건우(한국체대·4위), 여자 67㎏초과급에선 이다빈(서울시청·3위)이 파리 올림픽 메달에 도전합니다.

한국은 이제 대륙별 선발전을 통해 올림픽 출전권 1장을 더 딸 수 있습니다.

다음 달 중국 타이안에서 열리는 대륙별 선발전 여자 57㎏급 상위 2위 안에 들면 올림픽 티켓을 땁니다.

대륙별 선발전에 나설 한국 대표 선수는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국내 선발전을 통해 가려집니다.

(사진=대한태권도협회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