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고가 티켓 샀는데 다른 배우가?…뮤지컬 업계 '겹치기 출연' 논란

최근 뮤지컬 업계에서는 한 명의 배우가 여러 공연에 동시 출연하는 '겹치기 출연'이 논란이 됐습니다.

이는 뮤지컬 배우 최재림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출연 중인 공연 스케줄이 모두 중단되면서 화두에 올랐습니다.

현재 최재림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대구 공연, '레미제라블' 그리고 '라스트 파이브 이어스' 연습까지 병행하며 동시에 세 작품을 진행했습니다.

그는 주말 중 하루는 대구, 다른 하루는 서울 무대에 오르고 또 다른 뮤지컬 연습까지 강행군을 펼쳐왔던 겁니다.


결국 최재림의 공백을 지난 30일 '레미제라블'에는 배우 민우혁이, 31일 '오페라의 유령' 2회 공연에는 배우 김주택과 조승우가 대신 출연했습니다.

이에 최재림 공연을 예매했던 팬들은 다른 배우의 연기를 봤고, 배우의 겹치기 출연이 컨디션 난조로 이어져 공연에 영향을 끼쳤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배우의 겹치기 출연이 가능한 이유는 제작사들이 극 중 한 캐릭터에 여러 배우를 캐스팅하는 '멀티 캐스팅'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5명의 배우가 하나의 배역을 맡아 공연 일정을 나누면 배우 한 사람이 일주일 중 출연하는 횟수가 줄어들어 다른 작품에 출연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이는 무대 위 배우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길 기대하며 고가의 티켓을 구매하는 관객들에게 부정적인 반응을 끌어냈습니다.


공연 관계자들은 배우들의 컨디션을 위해 겹치기 출연을 최소화하는 것이 맞지만 업계 관행처럼 자리 잡은 탓에 서로 양해해주며 겹치기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학과 교수는 "스타 마케팅이 강화되며 뮤지컬 시장이 예술적인 측면보다는 상업적인 측면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배우뿐 아니라 창작진, 스태프도 공연에서 나오는 매출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쉽게 누군가를 탓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겹치기 출연은 결국 산업구조가 바뀌어야 해결되는 문제"라며 "공연계가 안정적으로 스타를 발굴하고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신시컴퍼니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