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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 원 뇌물에 도망자 신세 된 청년 정치인의 씁쓸한 몰락

수천만 원 뇌물에 도망자 신세 된 청년 정치인의 씁쓸한 몰락
▲ 경찰 조사받고 이동하는 최영환 전 광주시의원

지역 사회 기대를 모았던 청년 정치인이 수천만 원 뇌물로 정치 인생의 막을 스스로 내렸습니다.

지난달 31일 광주 서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된 최영환 전 광주시의회 의원은 한때 지역 사회에서 전도유망한 청년 정치인으로 명성을 쌓았습니다.

34살에 정치에 발을 디딘 그는 몸담고 있던 더불어민주당 한 시의원의 비위가 밝혀지면서 생긴 비례대표 자리를 추천받아 2018년 당선인 명부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비례 대표 시의원으로 꿈꾼 '청년들을 위한 세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는 등 두각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광주시의회 청년 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2020년 국회사무처가 주관하는 '청년의 날' 행사에서는 청년 친화 헌정 부문 대상을 받았습니다.

촉망받던 정치 인생은 광주시교육청의 '매입형 유치원' 사업 관련 비위가 드러나면서 몰락했습니다.

경찰은 사립 유치원을 공립으로 전환하는 사업 과정에서 최 전 의원이 한 유치원 원장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6천만 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를 받은 그는 이튿날인 2022년 6월 2일 필리핀으로 도주했습니다.

경찰의 요청으로 소지 중인 여권은 무효가 됐고, 인터폴의 적색 수배로 그는 순식간에 불법 체류자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필리핀과 일본을 거쳐 숨어 들어간 캐나다에서는 건강도 나빠져 도피 행각은 결국 1년 7개월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변호사를 통해 캐나다 영사관에 자수서를 제출한 최 전 의원은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최 전 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조사를 마치고 이동하는 과정에서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하고 싶은 말 없느냐" 등 기자들의 질의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뇌물수수·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를 적용해 최 전 의원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뇌물을 건넨 유치원장, 브로커, 시교육청 간부 등은 별도로 기소돼 다음 달 27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검찰은 이들에게 징역 1~5년에 추징금, 벌금 등을 구형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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