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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군부 쿠데타, 임시정부, 민주화 투쟁까지…우리와 너무 닮은 그들의 현재는

[더 스피커] 미얀마 쿠데타 3년…민주정부 장관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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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1일,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3년 전에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당시 군부는 쿠데타 3개월 전 진행된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정당이 압승을 거두자 "부정 선거"라는 억지 주장을 하며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핵심 인사들을 줄줄이 수감시켰습니다. 이미 60여 년의 군부 독재와 경제 파탄에 치를 떨었던 미얀마 시민들은 들고 일어섰습니다. 나이와 성별, 종교를 떠나 수많은 이들이 전국 각지에서 비폭력 평화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군부는 국민들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조차 무력으로 진압했습니다. 지금까지 군부 폭력으로 숨진 사람은 4천 4백 명이 넘고, 구금된 인원은 약 2만 명으로 파악됩니다. 형체도 없이 불에 탄 가옥만 전국적으로 8만 채가 넘고, 군부의 공격에 삶의 터를 잃은 난민들만 260만 명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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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에 저항하는, 민주주의 진영의 정부인 민족통합정부(NUG)가 2021년 4월에 수립됐습니다. 2020년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정당의 주요 인사들을 포함한 연방의회대표자회의(CRPH)가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즉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미얀마 시민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정부입니다. 그리고 이 정부 인사들은, 군부의 시민들에 대한 무력진압을 그저 지켜볼 수만은 없다며 정부 산하에 시민방위군(PDF)을 창설하게 됩니다. 미얀마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130여 개의 소수민족들 중에서 (참고 : 나머지 70%는 버마족), 시민방위군과 별개로 군부에 저항하는 무장투쟁 세력들도 늘어나게 됩니다. 지난해 10월 27일 북부 샨주에서 군부에 승리한 3개의 소수민족 무장세력들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내정불간섭'이라는 원칙을 견지해 온 중국으로부터 공식적인 개입, 즉 휴전 회담 중재를 이끌어낼 정도로 큰 성과를 올리기도 했습니다.

비록 지금은 온갖 뉴스의 홍수 속에 관심의 뒤편으로 사라지다시피 했지만, 한때 많은 한국인들에게 '5.18 민주화 운동'을 닮았다며 동지애를 느끼게 했던 미얀마인들의 저항은 3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이번 주 〈더 스피커〉에서는 쿠데타 발발 3년을 맞아, 미얀마 민주 진영의 민족통합정부 (NUG)의 아웅 묘 민 인권부 장관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미얀마 민족통합정부 (NUG)는 군부에 저항하고 있는 민주주의 진영의 정부입니다. 내부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미얀마 시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아직 주요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미얀마 유일의 합법적이고 공식적인 정부라는 지지를 받진 못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 마치 우리의 임시정부처럼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하는 상황입니다.

이 민족통합정부에서 인권부 장관을 수행 중인 아웅 묘 민 장관은 1월 31일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의원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습니다. 한국 방문의 첫 일정으로 SBS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아웅 묘 민 장관은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미얀마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고, 현재의 상황은 어떠하며, 군부 독재는 대체 왜 안 끝나는 것인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다음 내용은 아웅 묘 민 장관과의 인터뷰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평화시위자들이 무기를 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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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제 이름 아웅 묘 민이고, 미얀마의 합법 정부인 NUG의 인권부 장관입니다. 저는 1988년 미얀마 민주화 운동 당시 학생이었는데요. 그때부터 조국을 위한, 시민들을 위한 인권 보호 활동에 참여해 왔습니다.

Q.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3년이 지났습니다. 미얀마 국민들은 3년이나 군부 독재와 잔혹한 폭력을 견뎌오고 있는 것이죠?

A. 네, 3년이죠. 미얀마의 역사를 보면 억압의 역사입니다. 특히 소수민족에 대한 군부의 오랜 인권 침해의 역사입니다. 미얀마는 70년 이상 내전과 무력 충돌의 상황 속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평화적인 시위대를 무참히 살해하기 시작했고, 그 후에도 폭력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미얀마 국민들은 많은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군부는 이제 국민을 적으로 간주하고 죽이고 불태우는 등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는 온갖 폭력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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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현재 시민방위군(PDF)을 포함한 민주 진영은 무기를 들고 군부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렇게 된 것은 아니었죠? 처음에는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지 않았나요?

A. 네 그렇습니다. 지난 3년을 돌아보면 사람들은 평화롭게 거리에서 군부의 권력 장악을 막기 위해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총선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부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군부에 의해 부정되었고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미얀마 국민들은 오랜 군부 독재에 충분히 고통받고 있기 때문에 평화적으로 군부 퇴진을 외쳤습니다. (그 평화 시위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였지만, 우리가 받은 것은 군부의 잔인한 탄압과 거리에서 어린이, 여성, 많은 활동가들을 포함한 많은 젊은이들이 죽임을 당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미얀마 사람들을 폭력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개입을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국제사회는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지만, 미얀마의 보호받을 권리는 국제사회로부터 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미얀마 국민들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군대에 의해 죽임 당하고 죽는 것만으로는 투쟁을 이어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 젊은이들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지역사회를 방어하기 위해, 가족을 방어하기 위해 무기를 들기로 결심했습니다. 군대가 마을에 와서 사람들을 쏘고 마을을 불태우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역 주민들은 '공격이 아니라 방어'라는 원칙을 지켜가며 스스로 무기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무력 투쟁과 무력 방어가 시작된 경위입니다.

Q. 군부에 저항하는 투쟁이 강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최근 성과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A. 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미얀마의 민주화 혁명은 민중들에 의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재정, 무기, 군사력 등 모든 면에서 자원이 매우 제한적이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서서히 일어나서 군부에 맞서 싸우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이 무력 방어를 시도하고, 또 오랫동안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다른 민족들도 함께 손을 잡고 군부에 맞서 싸웠습니다.

그래서 최근에 무장 투쟁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민족통합정부(NUG)와의 연합과 조정, 기존 민족 무장단체와 다른 민주화 세력 간의 조율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많은 소수민족 저항 조직들이 민주화 세력을 지원하고 있고, 군부에 대항하기 위해 손을 잡고 싸우고 있습니다.

최근 '3형제 동맹'은 (참고: 소수민족 무장단체 3곳이 결성한 군사동맹 : 미얀마민족민주연합군, 타앙민족해방군(TNLA), 아라칸군대(AA)의 군사동맹) 군사 계획 단계에서 매우 좋은 전략을 잘 조정하여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부 샨 주를 중심으로 군부에 공격을 가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3형제 동맹의 잘 조율된 군사 행동으로 인해 더 많은 동기를 부여받고 더 많은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들은 군대의 통제하에 있던 다른 많은 지역들을 장악할 수 있었고, 지금은 많은 지역에서 군사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에는 전혀 손대지 않았던 지역이 이제 많은 소수민족 조직들의 관할 하에 놓이게 됐습니다. 군부 입장에서는 이런 군사적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큰 타격입니다. 그래서 (군부에 저항하는 무장세력의) 수가 늘어나고 있고 소수민족 조직원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얀마에는 민족 무장 단체가 많은데, 마찬가지로 합류하고 있습니다. 민족이 130여 개나 됩니다. 다른 단체들도 연대를 보여주고 다른 많은 지역의 단체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군부에 저항하는 군사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민족 조직과 민주화 세력이 더 많은 지역을 장악할 수 있게 되면서 군부가 이전에는 없었던 취약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죠.

Q. 군부에 저항하는 무력 투쟁에 얼마나 많은 민족이 참여했습니까?

A. 쿠데타 이후 3년 동안 여러 민족 세력들이 우리의 (군부 저항)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친족'과 같은 일부 민족 단체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지지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소수민족 단체들은, 저희와 함께하기는 하지만, 공개적으로 이 운동에 대한 지지를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군부와 평화 협정을 맺은 다른 민족들은 조용히 있습니다. 그래서 세 가지 유형의 민족 조직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군사적 목적을 위해 지지를 표명하거나 협력하지 않았던 '3형제 동맹'도 공개적으로 나서서 군사 작전을 취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큰 돌파구입니다. 이들뿐만 아니라, 다른 세력들도 공개적으로 (우리에 대한) 지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들 세력은 군대에 반대하고 일종의 무장 투쟁을 각자의 지역에서 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군부 독재가 안 끝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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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성과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군부 독재는 끝나지 않는 겁니까?

A. 좋은 질문입니다. 미얀마 국민들은 가장 회복력이 강한 국민 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미얀마 국민들은 이 사태를 돌파하는데 매우 헌신적입니다. 국민들은 지금 매우 단결되어 있으며 군부를 무너뜨리기 위해 더더욱 단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군부에 대한 (내부적인) 지원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민족통합정부(NUG)라는, 합법적인 정부를 정치 기관으로 삼아 민족 세력들, 기타 다른 이해 관계자들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이 부족할까요? 무엇이 충분히 강하지 않을까요? 바로 국제적인 지원입니다. 일부 국가로부터 매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실질적인 지지는 아닙니다. 그들은 외교적으로 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평화적 해결을 원하고 열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합법적인 정부로서의 민족통합정부(NUG)를 인정하는 데 대한 실질적인 지원은 아직입니다.

일부 국가들이 하고 있는 (미얀마 군부에 대한) 경제 제재와 금수 조치와 같은 구체적인 행동도 아직 전 세계적인 조치로 이뤄지진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군부를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는 것도 아직 구체적인 조치는 없습니다. 그래서 개별 정부와 일부 지역기구가 미얀마를 지원하고 있지만 일부 국가는, 특히 주변국들이 미얀마를 지원하는 것을 매우 주저하거나 꺼려합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 특히 주변 국가들과 일부 강대국들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국제사회의 구체적인 지원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Q. 왜 국제사회의 지원이 실질적이지 않다고 생각하십니까?

A. 아시다시피, 국가마다 이해관계가 다릅니다. 모든 국가는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외교 정책을 수립합니다. 그게 하나의 이유입니다. 주변국, 특히 아세안 국가들은 건설적인 관계를 추구하기 때문에, (군부가 통치하는) 미얀마가 이 지역의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다지 특별한 관심을 두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미얀마 상황이 이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주변국, 특히 태국, 인도, 방글라데시 등 주변국으로 난민 이동이나 초국적 범죄 등 주변국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또한 더 큰 문제, 즉 국제적 책임에 대한 도전적 과제가 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군부가 지금 하고 있는 군사적 행동은 전쟁 범죄와 반인도적 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 국가가 이런 종류의 범죄를 저지른다면, 그 지역의 정의는 물론 전 세계적인 차원의 정의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들은 관여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군부와 더 많은 사업 기회를 만들고 싶어 합니다. 그들은 국민을 상대로 온갖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합니다. 이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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