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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사람 뇌에 칩 이식"…본격 '사이보그' 시장 열리나

<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뉴스를 참 많이 만드는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이야기네요. 머스크가 이번에는 사람의 뇌에 특정 장치를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요?

<기자>

우리 시간으로 어제(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본인이 직접 알렸습니다.

자신이 소유한 뇌 이식 전문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처음으로 사람의 뇌에 칩을 이식하는 수술을 전날 마쳤다는 것입니다.

뇌에 칩을 이식받은 환자는 잘 회복하고 있고, 초기 검사 결과로는 이 칩이 뇌 속 신경세포들의 활동을 잘 감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밝혔습니다.

살아있는 사람의 뇌 속에 인공 칩을 심었지만, 일단 수술 직후에 별다른 합병증이나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고, 뇌 속에 들어간 칩이 목적대로 일단 잘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것입니다.

뉴럴링크는 지난해 5월에 미국의 식품과 의약품 감독당국인 FDA로부터 사람을 대상으로 이런 임상시험을 실시해도 된다는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8개월 만에 실제 시험을 시작했습니다.

<앵커>

소설이나 영화에서 보던 이야기입니다. 수술을 받은 환자는 임상시험을 받겠다고 자원한 것이겠죠?

<기자>

수술을 받은 사람의 신원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9월에 사지가 마비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벌써 2년 전에 이번에 사람의 뇌에 칩을 심은 일론 머스크의 스타트업이 공개했던 영상입니다.

언뜻 보면 원숭이가 조이스틱으로 화면 속의 탁구 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 스틱은 컴퓨터에 연결돼 있지 않습니다.

다른 손으로 잡고 있는 것은 밀크셰이크가 나오는 빨대입니다.

원숭이의 뇌 속에 심어진 칩을 통해서 원숭이가 생각하는 바가 컴퓨터에 전달되기 때문에 화면 속 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른바 뇌와 컴퓨터의 접속, BCI라고 부르는 기술의 개발입니다.

뇌는 신경세포들이 일종의 전기적 신호들을 활발하게 주고받음으로써 작동하는데요.

그 전기신호 자체가 뇌 속의 칩을 통해서 외부 기기들에 직접 전달될 수 있게 한다는 것이죠.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환자들이 컴퓨터 키보드를 생각만으로 움직이는 것뿐만 아니라 정신병이나 시각장애, 청각장애 같은 것까지 뇌 안에 칩을 심어서 고칠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일론 머스크는 루게릭병으로 마비 환자가 됐던 고 스티븐 호킹 박사가 속기사나 경매인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의사소통을 하는 모습을 상상해봐라, 뉴럴링크의 첫 번째 상품 이름은 '텔레파시'가 될 것이라고 호언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의학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좋을 것도 같고, 또 여러 가지 우려도 나올 것 같습니다. 이런 연구를 일론 머스크 말고 이미 하고 있던 기업들도 있죠?

<기자>

이 남성은 지난해 세계적인 화제의 주인공이었습니다.

교통사고로 12년 동안 하반신 마비로 살다가 스위스 로잔공대가 개발한 장치를 두개골 안쪽에 이식하고 나서 걸을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두개골 안쪽으로 넣은 장치 2개가 뇌 바깥쪽으로 부착시킨 신경 자극기를 통해서 척수에 신호를 전달해서요, 이 남자가 외부 장치까지 붙인 이후에 거의 바로 걷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밖에도 두개골을 뚫지 않아도 되게 마치 심장 스텐트 시술을 하는 것처럼 혈관을 통해서 뇌 속에 장치를 집어넣는 기술을 개발 중인 기업도 있고요.

이미 경쟁은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워낙, 급진적인 분야라 여러 가지 문제와 숙제가 따라옵니다.

일단 뇌 안에서 장기적으로 고장 나지 않게 하는 것, 이게 큰 숙제고요.

당연히 인간의 뇌에 부작용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숙제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번에 첫 사람 임상시험으로 화제가 된 뉴럴링크는 앞서 동물학대 의혹을 받기도 했습니다.

뇌에 칩을 이식받은 원숭이들이 마비나 발작 같은 문제를 일으켰고요.

2018년 이후로 죽은 동물이 1천500마리나 된다고 추정하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사람 몸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부위인 뇌에까지 칩을 집어넣는 기술 연구까지 진행되면서 휴대폰의 첫 개발자는요, 지난해에 이제 휴대폰의 시대도 가고 있다, 앞으로는 바이오폰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습니다.

귀 밑에 칩을 심어서 사람과 전화기가 결합될 거라는 것이죠.

엄청난 윤리적, 철학적 논쟁도 함께 따라오고 있는데요.

이런 식의 바이오테크, 논쟁 속에서도 이미 영역을 조금씩 넓히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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