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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공직자를 겨냥한 '거짓 신고'(Swatting)와 정치 폭력의 위험한 부상

[뉴욕타임스 칼럼] Swatting and the Dangerous Rise of Political Violence, By Barbara McQuade

스프 NYT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바버라 맥퀘이드는 미국 연방 검사를 지낸 변호사로, 저서 “내부로부터의 공격: 가짜뉴스는 어떻게 미국을 망가뜨렸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정치적, 법적 긴장 상태가 고조된 한 해를 보내는 와중에 법 집행 기관은 최근 위험한 동향을 자주 감지하고 있다. 바로 공직자들을 겨냥해 중무장 경찰 대응을 유도하는 거짓 신고, 이른바  ‘스와팅(swatting)’이다. 스와팅은 무해한 장난 전화가 아니라, 미국 정치의 깊은 병세를 보여주는 증상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적대적인 것으로 여겨진 공직자들에게 일어난 일들, 그리고 미국 각지의 주 정부 청사를 겨냥한  폭탄 테러 위협은 정치 폭력이 위험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런 부류의 장난은 실제로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진다. 누군가의 자택에서 폭력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거짓 신고로 무장 경찰을 보내게 되면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비극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017년 캔자스에서는 실제로 거짓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무기를 들고 있지 않던 남성에게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또한, 진짜 긴급 상황에 투입되어야 할 경찰력을 엉뚱한 곳에 낭비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더 끔찍한 것은 스와팅이 정치 과정에서 나오는 다양한 목소리를 묵살시키기 위한 위협의 도구로 쓰인다는 점이다.
 
스와팅과 정치 폭력이 점점 더 빈번하게 일어나는 만큼 검찰은 이런 범죄를 예방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최근 스와팅의 피해자가 된 이들 가운데는 지난번 선거 결과를 무력으로 뒤집으려던 선거 방해 사건의 담당 판사이자 트럼프가 오히려 선거 개입 혐의를 제기한  타냐 추트칸 판사, 트럼프가  “정신 나간”, “깡패”로 칭했던 특별검사  잭 스미스,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의 부정 선거 주장에 동조하지 않은 공화당 소속 선거 관리인 가브리엘 스털링 등이 있다. 뉴욕 민사 법정에서 트럼프 사기 혐의로 고소된 사건을 맡고 있는  아서 엔고론 판사는 최종 변론일에 자택을 겨냥한 폭탄 테러 위협을 받았다. 메인주 주무장관(주 선관위원장에 해당) 셰나 벨로즈는  수정헌법 14조를 근거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공화당 경선 투표용지에서 삭제했다가  스와팅의 피해자가 됐다. 벨로즈는 이런 행위가 법 집행을 막기 위한 시도라며, 자신의 집을 겨냥한 사건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 겁을 줘 침묵하게 만들고, 일종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공직자들도 인간인지라, 위협이나 폭력 앞에서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다. 내가 공직자로서 맡은 일을 수행한 결과 내 가족이 위협을 받거나 다치거나 더 끔찍한 일을 당할 수도 있는 현실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많지 않다. 그레첸 윗머 미시간 주지사의  남편은 치과 의사였는데, 병원에 대한 위협이 이어지자 계획보다 8년이나 일찍 은퇴하고 병원 문을 닫았다. 위협이 말로 그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뉴저지주의 한  연방 판사는 2020년 배달 기사로 가장한 무장 침입자의 손에 스무 살짜리 아들을 잃었다. 당시 범인은 판사를 죽이기 위해 집에 침입했다가 아들을 죽인 것으로 밝혀졌다. 가족이 해를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공직자들은 인기 없는 결정을 내리기 주저할 수밖에 없고, 나아가 선량한 시민들이 공직에 종사하기를 아예 포기하게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일이 과거에 없다가 갑자기 발생한 건 아니다. 미국 독립혁명 당시 일부 주민들은 세금 관리들을 괴롭히고 영국 상품 불매 운동을 거부한 이들의 이름을  공개하기도 했다. 폭탄 테러 위협도 수십 년간 경험한 탓에 협박 전화가 오거나 인터넷에 테러 예고 게시물이 올라오면 대피하는 일상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그러나 최근 스와팅의 증가는 적어도 부분적으로 권위주의자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가짜뉴스 전파와 비인간화라는 위험한 전략의 일환으로 쓰여서 문제다. 정치적 극단주의자들은 이른바 양자택일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들은 모든 이슈를 진영 간 갈등 프레임을 통해 보고,  상대방을 악마화하면서 폭력이 일상화되는 환경을 조성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의 발언이 정확히 여기에 해당한다.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 플랫폼에  근거 없는 주장과 정적을  겨냥한 조롱을 게시하는데, 이런 게시물은 단순히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데 그치지 않고 더 큰 해악을 부른다. 적으로 ‘좌표가 찍힌’ 이들에 대한 폭력이 단순히 가능해지는 걸 넘어 정당화되는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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