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엔 구멍이 숭숭 뚫린 원통형의 죽부인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양옆으로 잡아당기면 자유자재로 모양을 바꿔가며 용수철처럼 튕기기도 하는 이 물건.
이 물건의 용도는, 일상에서도 재난 상황에서도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안테나'입니다.
미국 스탠포드대학과 베이루트미국대학의 연구원들이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를 통해 재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만한 새로운 휴대용 안테나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된 안테나는 무거운 금속의 원반 형태로 휴대하기 어려울뿐더러 많은 전력이 필요했기에 비경제적이라는 문제점이 늘 제기돼 왔습니다.
그러나 연구진이 개발한 안테나는 천으로 만들어져 39g에 불과할 정도로 가벼워 휴대하기 쉽고, 소재는 천이지만 내부에 전기가 통하는 와이어가 들어가 있어 전자장치와 연결할 수 있어 각종 통신용 전자장치와 배터리로 작동 가능합니다.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안테나의 길이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손으로 가볍게 누르면 납작해졌다가 양방향으로 잡아당기면 용수철처럼 늘어나기도 합니다.
연구진이 이처럼 안테나를 늘이거나 줄일 수 있는 구조로 만든 이유는 길이에 따라 용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길이에 따라 출력되는 전파의 양이 달라지는데, 길이를 줄이면 고출력 전파를 뿜기 때문에 지구로부터 수백km(킬로미터) 상공에 떠 있는 통신 위성으로 연결돼 장거리 교신을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길이를 늘이면 전파 출력이 낮아지는 대신 전파를 사방으로 방사할 수 있어 여행이나 출장 목적으로 휴대 가능한 와이파이 연결 용도로 쓸 수 있습니다.
안테나를 접고 펴는 행위만으로도 휴대용 와이파이 또는 위성 통신 모드를 전환해가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이 안테나는 재난 현장과 통신 여건이 낙후된 지역에서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는 우주 통신으로도 사용 가능하다"며 "특히 1개의 안테나를 용도에 따라 바꿔 쓸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안테나들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영상=Stanford University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