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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포트] '안전 결함' 학교 승강기…지인 부탁에 '조건부 합격'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 있는 승강기입니다.

1층 급식실에서 5층 교실까지, 학생들과 교사들이 매일 이용하는 승강기입니다.

천장 상부에는 뜻하지 않게 승강기가 갑자기 움직이는 등 돌발 상황에서 운행을 멈추게 하는 비상 정지 장치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민간 검사기관의 정기검사에서 비상 정지 장치에서 심각한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해당 승강기 검사자 : (승강기 상부는) 굉장히 위험한 공간이다 보니까 뭔가에 문제가 생겼을 때 바로 눌러서 엘리베이터를 정지시킬 수 있는 버튼이에요.]

[당시 해당 승강기 검사자 : (당장 승강기를 이용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네요.) 네, 그렇죠.]

승강기 안전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견된 것인데, 검사자들은 당연히 불합격 판정을 내리고 승강기 운행을 즉각 중단시켰습니다.

하지만 불과 몇 시간 뒤 불합격 판정을 받은 승강기는 조건부 합격으로 검사 결과가 뒤바뀝니다.

승강기 민간 검사기관의 간부 직원 A 씨는 불합격 판정을 재고하라는 이사 B 씨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다고 실토합니다.

[A 씨 / 승강기 민간 검사기관 간부 직원 : 저는 (이사의 말을) 지시로 받아들여서 불합격 항목에 대해선 제 선에서 그냥 확인받는 걸로 하고.]

민간 검사기관의 이사 B 씨가 직원 A 씨에게 불합격 검사 결과 취소를 종용했고, A 씨는 결국 현장 검사자들에게 검사 결과 변경을 지시한 것입니다.

취재 결과, 부당한 지시를 내린 B 씨는 해당 승강기 유지보수업체 대표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B 씨는 공식 입장을 묻는 TBC 질의에 대해, 검사 결과 변경을 지시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습니다.

[B 씨/승강기 민간 검사기관 이사 : 그곳(유지보수업체)은 불합격 맞으면 바로 그걸 (승강기) 세워야 하니까 다 해결해놓는다고 하고 그래서 그냥 난 법도 모르고 편의 좀 봐주면 안 되겠나 이 생각을 했지요.]

아이들이 이용하는 초등학교 승강기가 어른들의 부적절한 유착 관계로 위험에 노출된 것인데, 정부도 뒤바뀐 안전 검사 결과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 : TBC 박영훈, 영상취재 : 김영상 TBC,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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