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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나 BMW 취직했어"…휴머노이드, 자동차 생산라인에

<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늘(25일)은 로봇 이야기네요.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는 게 반갑지만은 않은데 이번에 등장한 로봇은 좀 더 눈길이 갑니다. 

<기자>

지금 보시는 이 로봇, 이름은 '피겨1'입니다.

앞으로 우리가 잘 아는 독일 자동차 업체 BMW 생산공장에 취직하게 됩니다.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인간형 로봇,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는 회사인 미국의 피겨 사가 자신들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서 BMW와 맺은 계약을 공개했습니다.

일단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있는 BMW 공장에 이 로봇이 투입된다는 겁니다.

피겨1이 BMW에 취직해서 구체적으로 뭘 할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단 투입하고 어떤 일부터 맡길 수 있을지 가늠해 보면서 단계적으로 업무 영역을 넓혀갈 방침이라고 개발사 측은 밝혔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이미 초대형 창고 같은 데에서는 쓰이고 있습니다.

자동차 생산 라인에 투입되는 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피겨1은 키가 170cm에 몸무게 60kg 정도 되고요.

사람처럼 5개의 손가락을 써서 기계를 조립할 수 있습니다.

5시간에 한 번씩 휴식하고 스스로 충전기로 가서 충전을 마치고 작업대로 돌아옵니다.

피겨1 개발사 대표는 미국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자동화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피겨1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기본적으로는 다 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로봇은 사람만 할 수 있는 정교한 움직임, 예를 들어서 손가락 같은 걸 어떻게 움직이냐, 이런 게 관건이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산업 현장에서 로봇 팔 정도는 이미 널리 쓰이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렵거나 위험한 위치에 붙박여서 하는 일 전부터 많이 시켜왔고요.

로봇 팔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려주는 카페 정도는 우리나라에도 몇 년 전부터 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과 비슷하게 종합적인 운동 능력과 조절 능력 그리고 학습 능력을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주 다른 얘기입니다.

로봇 팔에게 무거운 걸 들어 옮기는 걸 시키는 건 오히려 비교적 쉽게 시킬 수 있습니다.

최근에 테슬라가 공개한 로봇 옵티머스의 발전처럼 날달걀을 깨뜨리지 않고 다섯 손가락으로 집어 옮기거나 빨래를 예쁘게 개는 섬세한 동작을 시키는 게 훨씬 더 어려운 겁니다.

사람에게는 자연스러운 이런 일들을 로봇이 해내게 하는 데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빠르게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고요.

여기에 인공지능 학습 능력이 더해집니다.

BMW 사에 투입될 피겨1은 최근에 커피 내리는 법을 배웠습니다.

커피 내리는 법을 가르치는 데 10시간이 걸렸다고 개발사는 밝혔습니다.

기존의 로봇들이 이미 정해진 프로그램 안에서 작동하거나 원격 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AI 로봇은 사람처럼 학습하고 실수도 스스로 교정하는 방향으로 발전되는 겁니다.

그 학습 시간을 줄이고 비용이 적어질수록 로봇이 사람이 하는 육체노동을 더욱 다양하게 대체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가장 큰 관심은 그래서 자동차 업계에서 이런 로봇이 사람을 얼마나, 언제 대체하게 되냐 이런 거겠죠. 

<기자>

이미 논의가 시작되고 있는데요.

지난해 가을에 미국의 전미 자동차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해서 보시는 것처럼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까지 받으면서 미국의 완성차 3사를 상대로 임금 협상에서 기록적인 승리를 거뒀거든요.

그런데 이번 임금 협상 결과는 4년 뒤 2028년까지 유효합니다.

그때까지 이번 협상 결과로 미국 자동차 1대당 900달러, 지금 환율로 120만 원 정도가 더 비싸질 수 있다는 게 월스트리트 저널이 인용 보도한 포드 사의 추산입니다.

그러면 이 비용을 어떻게 낮출 거냐.

포드 사는 자동화를 좀 더 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로봇의 일을 좀 더 늘리고 사람은 줄이겠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부분적인 일들은 시킬 수 있겠지만 사람 근로자의 노하우나 미묘한 순간의 판단력, 또는 인간성이 결합된 종합적인 숙련도.

이런 걸 점점 발전해 가는 AI 로봇이라도 빨리 따라잡기는 쉽지 않고요.

정말 따라잡으려고 하면 비용이 많이 들 거라는 게 지금의 전망입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적당한 수준의 로봇들을 도입해서 지금까지처럼 위험하거나 사람들이 꺼리는 일 위주로 시키고, 사람이 감독하는 시스템이 훨씬 더 쉽게 확산되기는 할 텐데요.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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