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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대재해법 유예 거듭 요청…"기업들 준비 기회 달라"

정부, 중대재해법 유예 거듭 요청…"기업들 준비 기회 달라"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가운데),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을 사흘 앞둔 오늘(24일) 고용노동부와 중소벤처기업부, 국토교통부 장관들이 유예기간 연장을 위한 법 개정을 한 목소리로 거듭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과 오영주 중기부 장관,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오늘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법이 확대 시행되면 상시 근로자가 5명 이상인 동네 음식점이나 빵집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된다"며 유예를 호소했습니다.

대표로 브리핑에 나선 이정식 장관은 "동네 개인 사업주가 대기업도 어려워하는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고 있을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며 "현장에서 영세·중소기업은 대표가 생산부터 기획, 영업, 안전관리까지 모든 역할을 담당하기에 중대재해로 대표가 처벌받으면 경영이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고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83만 7천 개 50인 미만 기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그곳에서 일하는 800만 명 근로자 고용과 일자리에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한정된 행정 인프라 하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수사 대상이 2배 이상 급증하면 노동부 행정 역량이 수사에 치우쳐 산업재해 예방·감독 기능이 현저히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 장관은 "이는 결국 중대재해 예방이라는 법 목적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오늘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마지막 기회"라며 국회를 향해 "83만 7천 개 기업에 준비할 기회를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습니다.

2022년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50인 이상 사업장(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 원 이상)에서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 등을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에 처합니다.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과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건설 현장에는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27일부터 적용될 예정인데 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힘은 유예기간을 2년 더 연장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노동계는 오늘 국회 본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 유예에 반대한다는 뜻을 거듭 표명했습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 권리와 안전을 가장 앞장서서 보호해야 하는 노동부가 본분을 망각했다"라며 "법을 시행하라는 노동 현장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한 채 경제단체만을 대변하는 작금의 상황을 깊이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2016년 10월 열악한 방송업계 노동환경을 알리다 숨진 고(故)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 씨는 기자회견에 참석해 "노동자 목숨을 담보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없어져야 노동자가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다"라고 외쳤습니다.

2018년 12월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도 "지난 3년 동안 정부와 기업은 손 놓고 아무것도 안 하다가 또 유예하자는 것은 애초부터 사람을 살리려는 마음이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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