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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미승인 이민자 막기 위한 논의가 '정치적 수렁'인 이유는

[뉴욕타임스 칼럼] This Border Deal Is a Political Trap for Democrats, By Andrea R. Flores

NYT 뉴욕타임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안드레아 플로레스는 오바마,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민 정책을 담당했다.
 

지난 두 달간 공화당과 민주당의 몇몇 상원의원들은 남부 국경 지역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법안을 협상 중이다. 이들의 공동 목표는 적절한 서류를 갖추지 못한 "미승인(unauthorized)" 이민자들의 미국 입국을 막는 것이다. 과거 어떤 정부도 이뤄내지 못한 야심찬 목표다.

그러나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정책은 오히려 미승인 이민을 더욱 부추기고, 이민 정책에 관한 바이든 대통령의 고민을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절차를 밟고 국경을 거쳐 들어온 이민자는 30만여 명에 달한다. 역대 최고치다. 지난 10여 년간 공화당 지도부는 미국인들이 폭넓게 지지하는 이민 정책을 협상해 내는 데 실패했음에도 트럼프 시대의 이민 정책이 국경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거짓된 인식을 퍼트려왔다. 트럼프 정부 당시의 이민 관련 기록만 봐도 알 수 있지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번 협상을 보면 이민 문제를 둘러싼 논의가 한때 초당적 이민 개혁안의 기초가 되었던 원칙에서 얼마나 멀어졌는지 알 수 있다. 이를테면 2013년 상원에서 나온 법안은 국경 보안과 더불어 1,100~1,2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미국 내 서류 미비(undocmumented) 이민자들에게 합법적인 지위, 궁극적으로는 시민권 부여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었다.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 도널드 트럼프는 이런 정책에 대한 공화당 전반의 지지를 묵살하고, 이민자를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해 버렸다.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는 대통령의 권한으로 미국에 입국할 수 있는 이민자 수를 제한하고, 가족을 갈라놓는가 하면, 이민 법원을 무력화해 망명 신청자를 처리하는 기능을 마비시켜 버렸다. 그럼에도 2019년 남부 국경에서 들어온 이민자 수는 전년 대비 90% 증가했다.

위기가 국경 지역을 넘어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자, 미국 유권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국경 관리에 강한 불신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공화당이 집권한 주에서 사전 예고도 없이 망명 신청자들을 버스에 가득 태워 특정 도시로 보내버리는 일을 막아내지도, 연방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지도 못했다. 그 결과 민주당이 이제는 미승인 이민을 줄이기 위한 해결책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에 논의 중인 법안은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는 동시에 확대하는 안이다. 일단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수십 년간 대통령들이 위기 시 이민을 제한하기 위해 취했던 조치를 취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더 나쁜 것은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이민자들을 탄압하고 국경 지대의 혼란을 더욱 가중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손에 넣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백악관과 입법부에서 남부 국경을 통한 대량 이민 문제를 다루어 본 정부 관료 출신으로서 나는 현 상황이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원들의 주장에 동의한다. 그러나 의회가 새로운 망명 제한으로 인해 가장 큰 이익을 누린 카르텔을 약화할 합법적 이민의 길을 마련하지 않는 한 현재 논의 중인 법안이 바이든 대통령의 골칫거리를 해결해 주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 상원이 고려하고 있는 정책 가운데 하나인 추방 권한을 살펴보자. 권한의 핵심은 국경의 이민 담당관들에게 망명 심사 절차 없이 이민자를 추방할 권한을 준다는 내용이다. 얼핏 보면 효과적인 이민 억제책처럼 보이지만, 타이틀 42와 같이 비슷한 종류의 억제책에서도 드러났듯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에서 일하던 당시 이런 정책이 밀입국 행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지 검토한 적이 있다. 데이터에 따르면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국경을 넘으려고 시도할 뿐 아니라, 큰 이익을 취하는 브로커들의 안내를 받아 더욱 위험한 경로를 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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