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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탁금에 쓴다더니'…의뢰인에 돈 받아 주식 산 변호사 벌금형

'공탁금에 쓴다더니'…의뢰인에 돈 받아 주식 산 변호사 벌금형
형사 사건 의뢰인 가족으로부터 공탁금 수천만 원을 받은 뒤 주식에 투자한 변호사가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창원지법 형사3-3부(이유진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예비적 죄명 횡령)로 기소된 60대 변호사 A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횡령죄를 유죄로 판단, 벌금 1천500만 원을 선고했다고 오늘(22일) 밝혔습니다.

주위적 공소사실인 사기 혐의는 원심과 같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주위적 공소사실은 쉽게 말해 주된 범죄 사실입니다.

예비적 죄명은 주위적 공소사실이 인정되지 않았을 경우 검찰이 공소 사실을 추가한 것을 뜻합니다.

A 씨는 2020년 9월 형사 소송 의뢰인의 남편 B 씨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공탁금 명목으로 각각 1300만 원과 700만 원을 받아 자신의 주식 매수 자금에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피해자에게 공탁금을 받은 다음 날 공탁금 전액을 주식 거래 계좌로 보내고, 실제 공탁은 2개월이 지난 시점에 1천만 원만 신청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 씨가 B 씨로부터 받은 돈을 공탁금에 쓸 생각이 없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후 검찰은 사기 혐의를 유지하되, 공소장 변경으로 예비적 죄명을 추가해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된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신 횡령죄는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목적과 용도를 정해 위탁한 돈을 수탁자가 임의로 쓰면 횡령죄가 성립하고, 사후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하려는 의사가 있다고 해도 불법으로 취득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재판부는 "각 돈은 의뢰인 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공탁금으로 사용돼야 하는 용도로 특정돼 있음에도 개인적인 주식 매수 자금으로 사용한 것은 그 위탁 취지에 반해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에 해당한다"며 "이를 피해자 동의나 피해자와 협의 없이 임의로 자기 계좌에 이체해 주식 매수 자금으로 사용한 것은 횡령에 해당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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