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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 제지 돌봄센터 교사, '아동학대' 신고로 해직당했다

<앵커>

경기도의 한 방과 후 돌봄센터에서 수업 시간에 소란을 부린 학생을 제지한 교사가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했습니다. 경찰은 조사 끝에 교사에게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센터는 이런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교사를 해직했습니다.

사공성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경기도의 한 다함께돌봄센터 복도.

40대 체육교사 A 씨가 초등학생 2학년 B 군을 붙잡고 앉아 대화를 시도하는데, 갑자기 B 군이 가슴을 깨뭅니다.

몸부림치는 B 군을 일으켜 세우자, 손과 발로 때리기 시작합니다.

경기도 한 다함께돌봄센터, 학생 소란 제지하는 교사

[A 씨/돌봄센터 교사 : 복부랑 낭심이랑 다리를 차더라고요. 아이를 잡았는데, 욕을 하면서 침을 뱉는 거예요.]

때리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아이가 넘어졌고 이후 A 씨는 진정시키기 위해 뒤에서 끌어안았습니다.

[A씨/돌봄센터 교사 : 이제 또 여기를 이빨로 깨물고. 제가 그랬죠, '선생님 피 나도 좋고, 다쳐도 좋으니까 너 흥분만 좀 가라앉혀줘'.]

A 씨의 팔은 곳곳에 이빨과 손톱에 긁힌 자국이 남았습니다.

하지만, 부모와 센터는 A 씨가 힘으로 학생의 목을 조르고 넘어뜨렸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센터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분리하기 위한 조치"라며 학대 여부를 따지기도 전에 A 씨를 해직했습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학대가 아니라 수업 방해에 대한 훈육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사건 전 교실 CCTV를 보면 A 씨의 수업 진행 중에 B 군은 옷을 던지고 소파 사이를 뛰어다닙니다.

이런 행동은 교사들의 제지에도 5분 동안 이어졌습니다.

[A씨/돌봄센터 교사 : 계속 웃고 떠들고 해서 (다른) 아이들이 좀 불편하다고 하기에 친구들 앞에서 얘기하면 이 아이가 자존심 상할 수도 있고 그래서 복도로 데려간 거죠.]

경찰은 두 달 가까운 수사 끝에 "교사의 행위가 아동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혐의 없음'으로 결론 냈습니다.

하지만, 계약직이었던 A 씨의 빈자리는 이미 채워진 뒤였습니다.

[돌봄센터 관계자 : 선생님이 나가시고 나서 다른 프로그램이 들어왔잖아요, 이미. 아이들을 그냥 방치할 수는 없으니까.]

센터는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복직을 권유했지만, A 씨는 거절했습니다.

[A씨/돌봄센터 교사 :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했거든요. 근데 이번 일로 인해서 '이제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하고 알려주고 해야 되지'라는 회의가….]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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