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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뉴스] 한번 시작되면 확 번진다...주민들 전부 '조마조마'

눈 덮인 산 아래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판잣집들은 시뻘건 불길에 휩싸입니다.

[빨리 대피시켜 대피, 화재, 화재, 대피!]

1년 전인 지난해 1월 20일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난 불입니다.

집 60여 채가 불에 타면서 주민들은 엄동설한에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김원신/구룡마을 자치회 부회장 : (이재민들은) 살림도 다 태워버리고 몸만 있는데 아무것도 없이 숟가락 하나도 못 건져요.]

2014년 주민 1명이 화재로 목숨을 잃은 뒤 주민들은 담배꽁초 불씨까지 조심하고 있지만, 화재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구룡마을 4지구 주민 : 여기는 전부 다 지금 불에 노이로제에 걸려 있어요. 어디서 연기 나나, 이런 거만 신경 쓰죠.]

문제는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보니 작은 불씨도 순식간에 큰 불로 번질 수 있습니다.

[구룡마을 6지구 주민 : 눈 깜짝할 사이에 몇 집이 타버리는 거야, 몇 집이. 뭐 시간 다툴 것도 없어, 여기는.]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날 만큼 집과 집 사이의 간격이 좁은데요.

주변에는 이렇게 플라스틱 섬유와 나무판자, 연탄과 가스통처럼 불에 잘 타는 물질들이 널려 있습니다.

특히 찬 바람을 막기 위해 여러 겹 덧댄 부직포와 그 사이에 끼워 넣은 솜뭉치인 이른바 '떡솜'은 불길을 더 키웁니다.

주민들은 위험한 줄 알지만 비싼 난연성 재료는 엄두도 못 냅니다.

지자체는 소화기를 지급하고 소방시설도 설치하고 있지만 근본 대책은 아닙니다.

[백승주/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 : (집들) 간격을 띄워서 불이 나더라도 국한될 수 있게 구획을 하는 거죠. 그게 처음 첫 단계인데, 거기는 또 여의치가 않잖아요.]

구룡마을 개발사업은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주민들은 여전히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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