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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김치 잼' 사서 빵 먹자"…한국 김치 수출 역대 최대

<앵커>

친절한 경제, 이번 주도 권애리 기자와 함께 합니다. 권 기자, 김치의 인기가 세계적으로도 아주 높아졌단 소식 얼마 전 전해 드렸었죠. 김치가 지난해에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세웠네요?

<기자>

본격적인 최근의 추세를 숫자로 말씀드리기 전에 먼저 이게 무슨 모습인지가 궁금하실 겁니다.

병에 든 김치를 햄버거나 바게트 빵 위에 얹어서 빵에 발라서 먹고 있습니다.

이달 10일에 국내 한 식품 기업이 출시한 이른바 김치 스프레드 수출용으로 만든 김치 잼입니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김치를 빵에 올려서 많이 먹는 데 착안해서 잼 타입으로 만들었습니다.

김치를 샐러드에 섞어서 먹을 수 있는 타입의 수출용 제품도 함께 출시됐습니다.

이렇게 김치를 한국인들이 원래 먹는 방식과 다르게 자신들의 식문화에 접목해서 먹고 있는 외국인들을 위한 수출용 제품이 아예 따로 생기는 건 그만큼 우리 김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죠.

지난해 우리 김치 수출량은 4만 4천41톤으로 2021년에 세웠던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금액으로는 2021년보다 적지만, 수출량으로는 지금까지 중에 가장 많습니다.

<앵커>

여러모로 반가운 소식입니다. 수출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이렇게 확 늘어난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최근 몇 년 간 김치 수출량은 6년 전에 비해서 무려 81%, 금액으로 따지면 91%나 급증해 왔습니다.

지난 10년 간의 추이를 한꺼번에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는데요.

김치 수출량은 2010년대 중반만 해도 몇 년째 고정적이고요, 오히려 좀 줄어드는 모습까지 나타납니다.

그러다가 2018년부터 조금씩 늘기 시작해서 코로나 원년인 2020년에 한 번 훌쩍 늘고요.

그 뒤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치가 수출되는 나라도 이제 93개국에 이릅니다. 90개국을 지난해에 처음으로 넘었습니다.

10년 전에는 그 3분의 2, 60개 나라 정도에 그쳤거든요.

원래 우리 김치가 주로 팔리던 아시아 쪽으로의 수출 물량은 사실 큰 변화가 없습니다.

미국과 유럽으로 나가는 한국 김치가 크게 늘어나며 생긴 변화입니다.

일본은 여전히 우리 김치가 가장 많이 수출되는 나라이긴 하지만요,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일본의 비중이 74% 정도에서 이젠 40%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반면에 미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10년 전엔 전체 중에 5.5%에 그쳤는데요, 이젠 25%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요.

세 번째로 수출이 많은 네덜란드로의 수출액 비중도 10년 전의 1%에서 5% 가까이까지 커졌습니다.

한국계 동포들이 사 먹는다는 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의 변화죠.

그만큼 해외시장에서 우리 김치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고 있는 겁니다.

국내 기업이 미국에 아예 김치 현지 생산 공장을 세우고 유럽 공장 설립까지 추진하면서 김치 잼 같은 우리에겐 생소한 제품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도 이런 신규 수요를 바라보고 하는 겁니다.

<앵커>

이런 대기록의 일등 공신은 역시나 영화나 드라마 같은 우리 문화 콘텐츠겠죠?

<기자>

네, 한식진흥원이 2022년 말에 16개 나라에서 한식 하면 떠오르는 메뉴가 뭐냐고 물어봤더니 역시 김치가 1위였습니다.

10명 중 4명 정도는 김치부터 떠오른다고 대답했는데요.

한국 드라마를 이제 전 세계가 보고 한국 스타들의 일상을 유튜브 같은 데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우리 음식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커지고요.

실제 수출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거기다가 역시 한국계 유명 음식 유튜버나 틱톡커의 경우처럼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던 온라인 경로를 통해서 한식 관련된 정보를 줄 수도 쉽게 받을 수도 있게 된 영향도 있고요.

다만 김치 수출액은 아직 연간 2천억 원 정도이긴 합니다.

얼마 전에 짚어보기도 했던 김 수출액의 5분의 1 정도 수준이고요.

수입액보다 100억 원 정도 더 적습니다. 

값싼 중국산 김치를 워낙 많이 수입해서 먹고 있기 때문에 사실 적자입니다.

가볍게 해외에서 스낵류로 잘 팔리는 한국산 고품질 김만큼의 확장력이 앞으로 김치도 나올 수 있을지 아직까지는 좀 미지수지만요.

한식 자체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요. 해외 식문화랑 접목되는 부분도 계속 늘어나는 만큼 수출 증가세 자체는 이어질 거란 전망이 큽니다.

하지만 김치가 좀 더 알려져도 중국산 같은 값싼 외국제품과 시장을 나누게 될 가능성이 계속 있죠.

우리가 올리브유는 역시 이탈리아 거 이런 식으로 찾아서 먹듯이 김치도 결국 한국산이 고품질이다 이런 차별화에 대한 인식까지 나아갈 수 있어야 우리의 수출 우위를 확고히 다질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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