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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어차피 대통령은 트럼프라서? 2기 부통령 하마평에 오르는 여성들

[뉴욕타임스 칼럼] Which Trump Toady Would the MAGA King Pick as His No. 2?, By Michelle Cottle

스프 뉴욕타임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미셸 커틀은 오피니언 담당 기자이자, 오피니언 팟캐스트 "Matter of Opinion" 진행자다.
 

대통령 후보 경선은 보통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격언을 잊어선 안 되는 레이스다. 그러나 올해 공화당 경선만큼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부르짖는 왕을 다시 백악관에 앉히겠다는 공화당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지금껏 단 한 번도 경선 레이스에서 선두 자리를 내준 적 없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어이 압도적인 지지율로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리라는 전망이 점점 현실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그럼 올해 대선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는 트럼프가 과연 고통을 분담할 불쌍한 사람, 즉 자신의 러닝메이트 부통령 후보로 누구를 택할지 지켜보는 것이다. 그가 누구를 고르는지에 따라 트럼프가 현재 정세를 어떻게 읽고 있으며, 선거 전략을 어떻게 세웠는지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가(MAGA) 구호를 가장 목청 터져라 외쳐 온 충실한 백인 남자 부하를 고를까? 이는 가장 쉬운 선택지가 될 것이다. 자기 말을 고분고분 따르는 미니미 같은 부하는 다루기 쉽다. 다만 그가 이번엔 좀 더 과감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많다. 최소한 백인이 아니라 라티노 혹은 흑인 남자(예를 들면 팀 스캇 상원의원)를 러닝메이트로 택하면 이미 4년 전보다 많은 지지를 끌어모으고 있는 유색인종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한 발 더 나아가서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는 옵션도 있다. 트럼프의 여성 러닝메이트라니, 단연 내 관심을 끄는 선택지다.

공화당은 오랫동안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기 4년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주로 중산층에 속하는 교외에 사는 사커맘을 비롯해 소위 온건 보수 성향의 여성 공화당 지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끔찍한 여성 비하 발언이나 젠더 감수성이 전무한 정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게다가 트럼프가 임기 중에 보수 우위를 확고히 굳혀 놓은 대법원은 2022년 반세기 가까이 여성의 임신 중절권을 헌법으로 보호해 온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파기했다. 이 사실도 여성의 표를 얻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러닝메이트로 여성을 지명하면 바이든 대통령에게 실망한 여성들의 표를 끌어오는 데 도움이 될까? 여성 부통령 후보에 반응해 트럼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트럼프의 재선을 막기 위해 민주당을 찍으려는 여성 유권자들의 생각은 조금 누그러뜨릴 수 있을까? 또한, 트럼프의 러닝메이트가 되기 위해선 트럼프의 정치적인 구호에 얼마나 충성을 보여야 하며 그러면서 동시에 마가(MAGA)를 좋아하지 않는 여성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어야 할까? 마가(MAGA)와 거리를 뒀던 여성 정치인이 트럼프의 선택을 받으려면 어떤 요건을 갖춰야 할까?

이 문제를 나만 고민하는 건 아닌 듯하다. 당장 트럼프의 원조 책사 중 한 명인 스태브 배넌은 지난달 션 스파이서 쇼에 출연해 트럼프가 이번 선거에선 부통령 후보로 여성을 지명할 것 같다며, 자기가 생각하는 유력 후보들의 이름을 언급했다. 크리스티 노엠(Kristi Noem), 엘리제 스테파닉(Elise Stefanik), 캐리 레이크(Kari Lake), 사라 허커비 샌더스(Sarah Huckabee Sanders), 낸시 메이스(Nancy Mace), 마샤 블랙번(Marsha Blackburn)을 언급한 배넌은 니키 헤일리(Nikki Haley) 전 UN 대사에 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헤일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참여하면 정부를 잡아먹는 "독사"가 될 거라며, 나중에라도 헤일리를 부통령 후보로 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 공화당 내에서 큰 싸움이 벌어질 거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정원에 뱀을 들이다니! 이 얼마나 달콤한 유혹이자, 성경을 패러디한 말인가!

여기에 트럼프가 고려할 수 있는 여성 후보들이 몇 명 더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마조리 테일러 그린(Marjorie Taylor Greene) 하원의원을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여러 후보가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후보마다 좀더 전통적인 측면에서 보나, 트럼프만의 '충성도 테스트' 측면에서 보나,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게 나뉜다. 고려해야 할 요소가 한둘이 아니며, 생각해야 할 것도 많다. 그래서 하마평에 오르는 후보들의 면면을 보기 쉽게 정리했다. 후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관해서 했던 발언도 함께 담았다.

캐리 레이크는 TV 뉴스 앵커 출신으로, 지난 2022년 중간선거 때 공화당의 애리조나주 주지사 후보였다. 주지사 선거에서 진 레이크는 올해 선거에선 애리조나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 자리에 도전장을 냈다. 우선 레이크 후보는 마가(MAGA)에 대한 열정만큼은 다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이 트럼프의 승리를 찬탈해 갔다는 부정선거 주장을 레이크만큼 거듭, 열정적으로 해온 사람은 찾기 어렵다. 방송 경력이 말해주듯 언론과의 관계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안다는 점도 트럼프가 높게 살 것이다. 또 앵커 출신으로 외모도 준수하다. 트럼프가 이 점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거라고 믿는 척해줄 수도 있지만, 과연 그럴까? 실제로 트럼프는 걸핏하면 여성의 외모를 비하하거나 물고 늘어지는 사람이긴 하다. 레이크가 정치적으로 '한 방' 날릴 줄 아는 사람이란 점은 부통령 후보에게 요구되는 자질이자, 트럼프는 더 높이 살 만한 매력이다. 그가 대선에서 특히 중요한 경합주 정치인이란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다만 예전에는 경합주 출신이 매우 중요했는데,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레이크의 단점으로 공직 경험이 없다는 점, 공화당의 주요 후원자나 기성 정치인들의 지지가 너무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는 마가(MAGA)에 관심이 없거나 싫어하는 유권자들의 표를 끌어올 적임자는 아니다. 게다가 좀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는 트럼프 곁에 있기엔 너무 화려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흔히 2인자의 덕목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것 가운데 트럼프는 특히 절대로 참아주지 않을 덕목이 1인자보다 더 주목받는 2인자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가 된다.

엘리제 스테파닉은 공화당 의원총회 의장으로, 트럼프보다 주목받는 러닝메이트가 돼 트럼프의 심기를 건드릴 위험은 거의 없는 인물이다. 지금까지 정치 이력을 보면 상대적으로 온건한 친기업 성향, 마가와는 거리를 둔 공화당 유권자들의 마음을 살 만한 후보다. 그는 당 지도부에 이름을 올린 뒤 전국적인 명성을 꾸준히 쌓아 왔으며, 특히 공화당이 여성 유권자들에게 더 다가가고, 더 많은 여성 정치인을 등용하는 데도 힘써 왔다. 덕분에 당 지도부와 당에 많은 돈을 내는 주요 후원자들과의 관계도 좋다.

트럼프를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이들에겐 당 지도부와 너무 끈끈한 인물이라는 점이 마뜩잖을 수 있지만, 최근에는 트럼프 지지자들의 환심을 살 만한 행보도 과감하게 보여줬다. 무엇보다 트럼프는 자신에게 대적하거나 자신에게 확실한 충성을 보이지 않던 사람이 자기 앞에서 꼬리를 내리고 굽신거리는 것을 누구보다 사랑한다. 여기에 스테파닉 의원은 지난달 대학교 캠퍼스 내의 반유대주의 청문회를 주도해 명문대학교 총장 세 명을 의회에 불러 혼쭐 냈으며, 이 가운데 두 명이 총장직을 내려놓는 데 공을 세운 인물로 보수 진영의 갈채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방송 카메라 앞에서 나서야 할 때 나설 줄 아는 사람을 높이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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