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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최고의 흥행감독 최동훈'이 되기 위해 필요했던 조건은?

[스프칼럼] 영화 〈외계+인〉을 통해 본 감독 최동훈의 흥행 조건 (글 : 홍수정 영화평론가)

스프칼럼 홍수정

지난해 7월 〈외계+인〉 1부가 개봉한 지 6개월 만에 최동훈이 후속작을 들고 나타났다. 이달 개봉한 〈외계+인〉 2부는 전작보다 낫다고 평가받는다. 그러나 〈외계+인〉 시리즈에 대한 냉담한 시선은 여전하다. 개봉한 지 약 일주일이 된 영화는 관객 수 70만을 막 넘겼다(17일 기준).  최동훈이 야심차게 시도한 SF·사극물은 아쉬움을 남긴 채로 막을 내렸다. 

스프칼럼 홍수정

하지만 "최동훈도 예전 같지 않네"라는 말로 지나치기는 좀 이상하다.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타짜〉(관객 수 596만), 〈도둑들〉(〃 1298만), 〈암살〉(〃 1270만)을 줄줄이 흥행시키며 충무로 최고의 흥행 보증수표로 인정받던 최동훈은 어째서 〈외계+인〉에서 이르러 처참한 성적표를 받게 됐나. 감독 최동훈에 대한 사형선고인가? 바이럴의 실패인가? 오해는 말길 바란다. 나는 지금 그를 부관참시하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작금의 상황이 그의 패배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  최동훈은 흥행작이 많지만, 어떤 작품이든 흥행시킬 수 있는 감독은 아니다. 그에게는 흥행을 위한 조건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최동훈이란 감독에 대해 한번 뜯어보면 좋을 것 같다.  

최동훈의 히트작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개성 강한 캐릭터들. 이건 더 설명할 필요가 없다. 〈타짜〉의 고니(조승우), 정마담(김혜수), 고광렬(유해진), 곽철용(김응수), 〈도둑들〉의 애니콜(전지현), 씹던껌(김해숙) 등 모두 나열하기도 힘들다. 최동훈은 이들을 소재로 서사를 짠다. 그 서사는 꽤 현란하다. 그는 선 굵은 한줄기의 이야기를 따라가지 않는다. 마치 레고처럼 이리저리 조합되고 찢어지고 다시 맞춰지는 이야기를 사랑한다. 그 위에서 통통 튀는 캐릭터들을 저글링 하는 것이다. 이 과정은 쾌감이 꽤나 크다.  역동적인 서사와 살아있는 캐릭터야말로 최 감독의 무기다. 

그런데 이 무기가 작동하려면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서사와 캐릭터를 떠받드는 세계관은 단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동훈이 직조하는 서사는 괘 복잡한 편이라 따라가기 쉽지 않다. 〈범죄의 재구성〉(2004) 같은 영화가 대표적인데, 케이퍼 무비답게 여러 줄기의 이야기가 얽어지고 해소되는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이것은 관객에게도 도전이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가 펼쳐지는 배경은 쉬워야 밸런스가 맞다. 〈타짜〉, 〈도둑들〉 모두 쉬운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도박, 도둑질 모두 우리 현실과 맞닿아있고 익숙하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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