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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저는 꼰대가 된 걸까요?" 직장 내 세대 갈등, '낀 세대'는 괴롭다

[복면제보] 중간 관리자 역할을 잘 해내고 싶은, 40대 직장인의 고민 제보 (글 : 윤단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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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제보〉, 이번에는 사회적 고민을 제보합니다.
 

17년 동안 회사 생활 진짜 열심히 했습니다.
야근에 주말 출근은 디폴트였고요.
선배들 말에 토 달아본 적이 없습니다.

근데 요즘 후배들, 신입들은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이름만 팀이지, 각개전투입니다.
점심 따로 먹는 건 당연한 일이고,
6시 땡치면 저보다도 빨리 퇴근합니다.

그게 잘못된 건 아니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업무에 대해 틀리거나 잘못된 걸 지적하면
기분 나쁜 티를 내는 팀원들도 있습니다.

팀 성과를 위해서,
앞으로 이 회사에서 일할 본인을 위해서
해주는 소리인데도, 그런 반응이 나오면
저도 참 할 말이 없더라고요.

뒤에서 저더러 '꼰대'라고 했다는 말도 들리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요즘 2030세대가 문제'라는 말이
저절로 입 밖으로 튀어나와요.

위에선 쪼고 밑에선 무시하고..
솔직히 너무 지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중간 관리자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요?
 

이 궁금증을 황준철 응용심리학자와 임홍택 작가와 함께 고민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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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홍택|작가('90년생이 온다' 저자)
제보자처럼 40대 중간 관리자들은 양가감정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바쁜 와중에 나름 생각해서 조언을 해줬는데 부정적인 반응이 오면 감정이 상하면서도 한편으론 '꼰대' 취급받을까 두려워하죠. 그래서 조언과 업무 지시조차도 하기 힘든 상황이 생기는 거죠.
황준철|응용심리학자
2030세대 직장인들도 달리 생각해 봐야 해요. 직장에서 만난 상사의 일부 꼰대 같은 행동을 보고 모든 직장의 상사들이 꼰대인 것처럼 생각하면 안 되겠죠. 만약 정말 나랑 맞지 않는 상사를 만난다면 그 사람이 나랑 다르다는 걸 수용하는 게 중요합니다. 이제 경험이 막 시작되는 직장인이 '저 사람은 꼰대야, 저 사람 이상해, 난 이것밖에 경험을 못 했어.' 라고 치부해 버린다면 수많은 새로운 기준과 새로운 가치관 등을 경험할 기회를 놓치는 겁니다. 내가 생각하는 작은 것으로 인해 큰 것을 못 볼 수 있는 거죠.

*꼰대의 유래 : ① 일제강점기에 사용된 백작(=콩테, comte)에서 따온 말, ② '번데기'의 지역 방언인 꼰대기, 꼰디기에서 따온 말
 

자유의 상징 X세대가 '꼰대'?

임홍택|작가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 할 거야, 나는 개성이 필요해' 소위 말하는 X세대의 특징이었죠. 그 시대부터 X세대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했다고 생각해요. 회사에 들어오면서부터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15년 전, 20년 전에 회사 생활할 때는 부하들이 상사에게 토를 달 수 없는 분위기였죠. 그때는 아예 회사라는 집단주의적 문화의 파워에 압도됐다고 생각을 해요. 군대식 문화는 굉장히 편하거든요. 위아래를 딱 정해서 '하라면 해!'잖아요.

새로운 세대 때문이라기보다는 예전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들이 수면 위에 정상적으로 올라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고민할 때가 된 거죠.

'낀 세대' 40대는 억울하다?

황준철|응용심리학자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는 동일해요. 지금의 X세대나 그전 세대가 지금 2030세대가 하는 생각이나 자유로운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수용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똑같이 하고 싶었죠. 일찍 퇴근하고 싶었고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고요. 업무 시간에 조금씩 짬을 내고 싶었고요. 조직에서 이것을 허용하지 않았던 거죠. 역사적으로 보면 60년대, 70년대, 80년대를 흐르는 동안 우리나라는 어마어마하게 성장하고 발전했어요. 그때 일하던 세대의 윤리나 가치 기준이 회사에 충성하고 회사의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이 마치 미덕인 것처럼 생각했던 거죠.

세대가 바뀌기 시작했고 웰빙, 워크 라이프 밸런스 이런 것들이 중요시되면서 점점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됐죠. 그러다 보니 40대들은 억울한 감정이 드는 거예요. 자신들은 누리지 못했거든요. 시간이 지나서 2030세대들이 진입하고 다양한 전략들이 2030세대 중심으로 진행돼요. 기성세대들은 그걸 역차별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2030에게 회사는 언제든 해지 가능한 넷플릭스?

임홍택|작가
제보자 같은 40대 중간 관리자들이 상처받는 이유는 기대치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회사 생활에서 선배, 후배, 동료가 마음의 지지를 보내주거나 동료로서의 따뜻한 관계라고 생각하는 기대치가 40대들은 기본적인 기대라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젊은 친구들은 회사를 '넷플릭스(구독 플랫폼)'라고 설명해요. 회사와 나는 구독형 관계다. 돈만 받고 끝나는 관계로 애초에 설정해 버리는 거죠. 관계나 사명감에 흔들리지 않고요.
황준철|응용심리학자
사회가 형성되고 제도가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세대 간 갈등은 늘 존재했다고 봅니다. 몇천 년 전에 이집트 피라미드 석판을 보면 '요즘 것들은 다 그래'. 갭이 있을 때는 언제든지 세대 간의 갈등은 존재했다고 봅니다.

"기원전 1700년경 수메르 점토판에
'제발 철 좀 들어라. 왜 그렇게 버릇이 없느냐?'라는 문구 존재"

- 출처 : 수메르 점토판 해석문 <The Sumerians: Their History, Culture, and Character>
황준철|응용심리학자
세대 갈등의 원인은 인지 편향이 일어난 겁니다. 사람은 자라면서 성향, 성격을 형성하게 되잖아요. 내가 갖고 있던 경험, 우리 부모의 양육 태도, 학습, 이런 다양한 것들을 통해서 나의 성향이나 판단의 기준을 만들어요. 그걸 가지고 세상을 평가하고 바라보게 되죠. 사람이 얘기하는 것도 평가하고 바라보게 되고요.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것들이 마치 옳은 것처럼 그런데 너무 내 기준에만 맞춰 세상을 바라보고 평가하고 이해하게 되면 '인지가 너무 편향됐다. 인지의 오류다.' 이런 얘기를 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내가 얼마만큼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융통성 있게 만들어 가느냐가 상당히 중요한데 저는 이걸 '성장'이라고 봐요. 그래서 세대 간 차이를 느낄 때 내가 갖고 있는 인지 체계, 내가 갖고 있는 필터링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조금 더 넓게 보기 위해서 노력해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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