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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한국 증시 언제까지 추락?…연초 조정 깊어지는 이유는

<앵커>

목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연초인데 우리 증권 시장이 여러모로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세계 주요 나라 증시들 중에서 많이 부진한 편이죠? 

<기자>

보시는 것처럼 우리 증시가 지난해 하반기에는 좀 상당히 기세 좋게 상승세를 탔었는데요.

새해에 접어들면서 계속해서 빠지고 있습니다.

어제(17일)는 코스피 지수가 2.5% 가까이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500선을 간신히 지키면서 시작했던 시장이 2,435에서 마감했습니다.

한국증시는 지난 몇 년간 뉴욕 증시, 미국의 주식 시장과 동조화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최근에는 그렇게 이야기하기도 힘듭니다.

대체로 추세는 따라가지만 상승세의 기울기에서 너무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뉴욕증시는 1월 초에 짧은 조정을 거치고 나서 다시 상승세를 타는 모습이 나타났는데 한국증시는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글로벌 경기 부진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주요국 증시는 분위기 좋은 데가 많습니다.

일본 증시 니케이 지수는 최근에 34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기세를 올리고 있고요.

독일, 프랑스, 호주, 타이완, 인도 증시 모두 연초에 우리처럼 조정을 겪기는 했지만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직후나 뉴욕 증시처럼 사상 최고치 근처에서 겪는 조정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사실 지난해의 상승세도 그렇게 강하지는 않았는데 연초에 조정이 깊습니다.

한국 증시가 주요국 중에서 유독 힘을 못 펴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왜 우리 증시만 이렇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겁니까? 

<기자>

여러 가지 원인들이 복합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첫 번째로는 한국 증시는 미국 증시와 중국 증시 사이에 끼어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한국 증시가 뉴욕과 동조화 현상이 점점 더 강해져 왔다고는 하지만,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중국 증시와도 상당한 동조를 보입니다.

특히 최근에 그런 모습이 좀 더 두드러지는데요.

지금 주요국 증시 가운데서 정말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건 사실 중국이죠.

코로나 봉쇄가 풀린 이후에 본격적으로 드러난 부진과 중국에 불리한 미중 갈등 분위기가 증시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데요.

우리가 수출 다각화 같은 노력을 계속하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 수출의 가장 큰 고객이었던 중국 시장의 부진 여파를 우리도 고스란히 맞으면서 증시가 상승 동력을 잘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 시장에서 빠져나오는 외국 자본이 한국으로 올 수 있다는 기대도 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고 있습니다.

고집스럽게 아주 싼 엔화를 유지하면서 경기를 살리고 있는 일본 증시와 다른 신흥국들로 이동하고요.

한국은 중국과 묶어서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우리 주요 기업들의 실적도 최근 회복하고 있기는 하지만요.

연초에 삼성전자나 LG에너지솔루션의 잠정 실적 발표에서 봤듯이, 그 회복세가 시장의 기대치보다는 낮았던 것도 이유로 꼽힙니다.

장기적으로 봐도 우리나라는 2017년을 정점으로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수출 기반의 한국 경제 매력이 좀 더 회복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한지영/키움증권 책임연구원 : 한국 증시가 지금 미국에 비해서 1월에 유독 조금 취약했던 건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좀 과도했다는 것이 우리가 맞았구나 이러한 분위기가 조성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4분기 실적 시즌이 불안하게 출발하다 보니까.]

<앵커>

앞으로 좀 나아져야 할 텐데 전망도 짚어주시죠. 

<기자>

그래도 한국 시장이 반등을 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금으로서는 더 많습니다.

우리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이제 바닥을 통과했다는 거죠. 

[한지영/키움증권 책임연구원 : 1분기·2분기 실적까지는 가봐야 된다고 보고 있어요. 이제 우리가 입수하고 확인하게 되는 주요 경기 지표들, 연준(미 중앙은행)의 정책 전환을 둘러싼 전망들 이런 것들을 다 이 실적 전망에 녹여서 반영을 해 가야죠.]

특히 최근에 일단 인공지능 붐을 이끌고 있는 AI 반도체 대장 기업들, 미국의 NVIDIA나 AMD 같은 회사들의 실적이 좋은데요.

이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고 하면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도 더 살아날 수밖에 없고요.

메모리 반도체를 잡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실적도 살아날 것이라는 겁니다.

여기에 올해 미국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면 달러의 흐름도 우리에게 좀 더 유리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 가지 녹록지 않은 변수들도 있지만 우리 경제가 올해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잘 헤쳐나가야 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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