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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 독립야구단의 존재 이유까지 흔들어 버린 그의 욕심, 그리고 흉터

독립야구단 임원 거액 수수

프로구단 감독과 친분을 빌미로 선수 모친에게 돈을 받아 챙긴 독립 야구단 이사, 잘 짜여진 각본 혹은 치밀한 시나리오로 엮인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현실로 벌어졌습니다. 이 사이에 오간 금액이 6천500만 원.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무슨 상황인데?

먼저 독립야구단의 특성을 알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 쉽습니다. 독립야구단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구단은 선수들로부터 회비를 받고, 그렇게 모인 회비를 숙소, 식대, 이동 비용 등 운영비로 활용합니다.

매달 회비는 30~80만 원선, 비엘리트 선수 출신 선수는 한 달에 최대 100만 원까지 납부했습니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전지훈련 때는 선수 개개인이 적지 않은 추가금을 내기도 했습니다. 구단마다 편차는 존재해도 큰 틀에선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아니 선수 부모들은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 졸업 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않은 선수, 프로에 입단했다가 방출된 선수 등 프로에 도전하려는 선수들이 기량을 갈고닦을 훈련 공간, 프로 구단 관계자들에게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의 장은 독립야구리그가 유일합니다. 그동안 독립야구단 출신 선수들이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되는 경우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면서 선수들의 꿈도 더 커졌습니다. 정식 선수가 아닌 견습생 개념의 육성 선수로라도 기량을 검증받아 프로에 입단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겁니다.

독립 야구단 이사 B 씨는 벼랑 끝에 몰린 선수들의 꿈을 짓밟았습니다. 돈 때문입니다.

 

좀 더 설명하면

“3장(3천만 원) 정도 하면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어머님.”

시간을 2022년 7월로 돌려보겠습니다. 모 프로구단 감독을 “형”이라고 부르며 선수들에게 틈틈이 친분을 과시하던 B 씨가 선수 A 씨의 모친에게 접근했습니다. 구단 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1천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그마저도 독립야구리그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현금으로, 기부 형태로 달라고 했습니다. 

그해 9월에는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A 씨 부모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 프로 구단 입단을 위해, 골프 접대를 위해 필요하다며 돈을 요구했습니다. 몇 차례 그럴싸한 대화로 A 씨 모친을 유혹한 B 씨는 이후 모 구단 테스트 일정을 제시하며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곤 A 씨 모친에게 입 단속까지 당부했습니다.
 
[녹취록(22.10.01)]
B 씨 “저도 생각을 해봤는데, 3장(3천만 원) 정도 하면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어머님.”

[문자 메시지]
“큰 거 3개. 작은 거 3개.” 

[녹취록(23.05.04)]
“스카우트 애들 회식하게 한 2~300만 원만 보내 달라 하더라고”

A 씨 모친이 적지 않은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듯한 말을 하자, B 씨는 곧장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야구계 관계자들도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구단 관계자들의 일정 등을 설명했고, 구단별 육성 선수 계약 기간부터 시작해 입단에 필요한 금액, 비슷한 루트로 입단한 사례와 프로 구단 관계자들에게 로비하는 방법 등을 나열해 A 씨 모친을 안심시켰습니다. B 씨가 거론한 선수는 실제로 해당 구단에 입단했습니다.
 
[녹취록]
“D구단이 7천(만 원) 들더구만. 1년 계약을 해주니까. 그런데 C구단은 그냥 계약하고 끝이야. E구단은 그게 없어. 그래서 내가 오늘 물어볼 거야.”

“애가 자기 아버지가 F구단 2군 감독을 알아. 술 먹고 골프 치고 다 하고, 심지어 벤츠 한 대 사줬네. 룸살롱 가서 아가씨 붙여준 거까지 해가 내역 다 갖고 있더만.”

“4월 달에 (모 구단에) 들어간 애들 있죠, 두 명. 걔들 중에 저 한 명은 돈을 발랐더만. 스카우트 팀장이 00 감독 사람이야. 같이 만나자 해서 같이 만났더니 어제 그 얘기를 하더라고.”

이런 과정에 속은 A 씨 모친이 B 씨에 전한 돈은 총 6천여만 원에 달합니다. 지난해 11월 전전긍긍하던 모친을 이상하다 여긴 A 씨는 그제야 모든 사태를 파악했습니다. A 씨가 알아차린 이후에도 B 씨는 이런저런 변명으로 차일피일 미뤘고, 입단 혹은 테스트 기회는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B 씨가 약속했던 상환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A 씨는 결국 B 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해당 사건을 KBO 클린베이스볼에도 신고했습니다. B 씨는 “모두 거짓말이었다. 돈은 모두 운영비로 썼다”고 주장했지만 정확한 활용처는 알 수 없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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